억대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수감 중)과 김 차관에게 이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68·수감 중)가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4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로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의 2회 공판에 윤 씨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차관은 갈색 반팔 수의 차림에 흰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법정에 나왔다. 윤 씨는 하늘색 반팔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돼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하는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재판부는 “성 접대 관련이고 증인의 진술 내용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이름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자 신상이나 얼굴 노출 가능성이 있어서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씨는 김 전 차관에게 금품을 건넨 것과 관련해 시기나 규모, 횟수 등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을 알게 된 시기와 계기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씨는 검찰에서 김 전 차관에게 뇌물과 성접대를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윤 씨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바뀌어 신빙성이 낮아 혐의 입증이 안 된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2003~2011년 윤 씨 등으로부터 1억7000만 원 상당의 뇌물 및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6월 기소됐다. 검찰은 최근 김 전 차관이 A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기소를 검토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