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가족교육 프로그램 ‘박물관 가는 날’ 시민들에게 인기
사랑방 문화-손님맞이 이야기 등 선조들의 삶 들려주고 체험행사도
“선생님, 문방사우(文房四友)가 무엇인가요?”
“옛 선조들이 글을 쓰는 데 사용하던 붓과 먹, 벼루, 종이와 같은 네 가지 도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24일 오전 인천시립박물관 3층 해넘이방. 휴일을 맞아 박물관을 찾은 30여 명의 어린이와 부모들이 강단에 오른 박현숙 씨(55·여)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강의 주제는 ‘문방사우 이야기’였다. 박 씨는 과거 선비들이 사랑방이나 서재에서 사용하던 문방사우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붓글씨를 쓰던 종이인 한지(韓紙)의 역사와 우수성, 만드는 과정을 알려줬다. 어린이와 부모들은 한지를 이용해 필통을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수강한 주부 이지선 씨는 “문방사우를 통해 전통 문화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립박물관이 4월부터 가족교육 프로그램 ‘우리 가족 박물관 가는 날’을 진행하고 있다. 매달 넷째 토요일 6∼12세 어린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선조들의 학문과 예술을 익히거나 ‘사랑방 문화’를 알려주고 있다.
문방사우 이야기에 이어 다음 달 28일 사랑방을 장식했던 ‘민화(民畵)’에 대해 강의한다. 전통생활 풍속과 밀접한 생활화인 민화의 역사와 그림 속에 숨겨진 사물의 의미를 설명한다. 화조도, 십장생도와 같은 민화 상식을 배울 수 있다. 가족이 이루고 싶은 소망을 민화로 그려보기도 한다.
10월 26일엔 선조들이 사랑방에서 즐겨 마셨던 ‘차(茶)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통 차 종류와 차내기(차를 우려내 마시기까지의 과정)를 살펴보고 차 마시는 자리에 놓았던 다화(茶花)를 만들어본다. 11월 23일은 ‘손님맞이 이야기’가 주제다. 사랑방에서 손님을 맞을 때의 예절을 가르친다. 차를 마실 때 곁들여 먹었던 다식(茶食) 만든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점점 잊혀져가는 사랑방 문화를 박물관에서 체험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열리기 5일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수강 신청을 받는다.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데 2시간 반 정도 걸리며 재료비 6000원을 내면 된다. 조선시대 사랑방에서 사용하던 전통 가구를 전시하고 있는 3층 공예실을 둘러보면 좋다.
1946년 중구 송학동에 국내 첫 공립박물관으로 문을 연 인천시립박물관은 1990년 연수구 옥련동 청량산 자락으로 옮겼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유물 약 1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연간 관람객 10만 명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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