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이모티콘을 팔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29일 IT 업계 등에 따르면 라인은 한국과 일본에 운영하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미스터 문의 도장(Stamps of Mr. Moon)’이라는 이모티콘을 1200원에 팔았다.
8개로 구성된 이 이모티콘에는 문 대통령의 얼굴을 찡그러뜨리는 식으로 변형한 그림과 더불어 ‘약속? 뭐라고?’, ‘그 말이 뭐였더라?’, ‘파기!’, ‘네가 나쁜 거야!’ 등의 일본어 말풍선을 달아놓았다.
이 이모티콘은 ‘미네오 마인’이라는 아마추어 제작자가 만들었다. 최근 한일 갈등 속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에 대한 일본 극우 세력의 불만을 담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이모티콘에 대한 국내 네티즌들의 신고가 이어지자, 라인 측은 28일 오후 스토어에서 이 스티커를 삭제했다.
라인 측은 “내부 검수 가이드 라인에 따라 콘텐츠를 심사한 후 공개·판매해왔으나 이번 심사 과정에서 해당 콘텐츠를 거르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모티콘 검수 절차를 엄중히 감사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라인은 아마추어 제작자가 만든 이모티콘 등을 ‘크리에이터스 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라인에서 제작·판매하는 공식 스티커와는 다르다.
그러나 아마추어 제작자의 이모티콘 등도 라인의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친다. 문제가 된 문 대통령의 이모티콘도 라인의 자체 검토 절차를 통과했다.
라인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특정 국적 소유자, 인물, 법인, 집단에 대한 비방이나, 폄훼,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 ‘정치적 이미지나 선거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 ‘과도하게 공격적이거나 저속한 이미지가 포함된 경우’ 등은 판매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모티콘은 라인 가이드라인에 명백히 위반되지만 라인은 이를 판매한 것이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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