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29일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일부 무죄 선고를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시키자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반도체 실적 부진 등 대내외 악재 속에 이번 판결로 경제계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 산업의 핵심 부품 및 소재 등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경쟁력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삼성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 차세대 미래사업 육성을 주도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 행정적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이번 판결로 삼성의 경영활동이 위축되면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에 크나큰 악영향을 더하지 않을까 우려 된다”며 “사법부는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번 판결이 삼성 뿐 아니라 주요 대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대법원의 취지대로라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만 아니라 여타 총수들의 리더십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치열한 글로벌 기술 전쟁 속에서 총수 공백으로 투자 시점 등을 놓치게 되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번 재판 결과가 면세점 특허권 취득을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의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최종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상황을 준비하며 재판부 판단을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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