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 ‘열쾌적성’ 수치로 증명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거주-상업지역 비해 12도 낮아

무더운 여름에 곶자왈에 들어가면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제주대 박수국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제주시 한경면 한경곶자왈 일대 숲과 주변 지역의 ‘인간 열쾌적성’을 평가한 결과 곶자왈 숲이 훨씬 쾌적한 것으로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57시간 동안 조사한 결과 인간 열쾌적성을 평가하는 지수인 PET(Physiological Equivalent Temperature)가 거주지역은 42.3도, 상업지역은 42.1도로 나타난 데 비해 곶자왈 안은 30.2도로 12도가량 낮았다. PET는 이동식 기상측정기구를 이용해 기온, 상대습도, 평균복사온도 등을 분 단위로 측정한 후 9단계로 열쾌적성을 평가한다. 41도 이상은 ‘매우 더움’이고 곶자왈 안은 ‘따뜻함’(29∼35도)에 해당된다.

고상현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열쾌적성을 분석해 곶자왈 지역의 열저감 효과를 수치로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경곶자왈 이외 다른 곶자왈에 대한 비교 연구를 진행해 곶자왈 관리 방안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곶자왈은 ‘용암 암괴 위에 있는 숲이나 덤불’을 뜻하는 제주방언으로 식생뿐만 아니라 투수성이 좋은 지질 및 지형적 특성까지 포함하고 있다. 제주도 전체 면적의 6%인 110km²가량으로 땅속 깊은 곳에서 신선한 공기가 연중 올라오면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이 때문에 남방계 식물인 천량금, 탐라암고사리와 북방계 식물인 골고사리, 큰지네고사리 등이 공존한다. 곶자왈은 시간당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도 한 시간 뒤면 말짱할 만큼 빗물이 지하로 빠르게 스며드는 통로이기도 하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인간 열쾌적성#제주 곶자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