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도박과 성매매 의혹을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50)가 경찰에 출석해 약 23시간의 밤샘 조사를 받았다.
양 전 대표는 29일 오전 9시51분쯤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에 나와 22시간30여분 만인 30일 오전 8시31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양 전 대표는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29일 자정쯤까지 조사를 마친 뒤 곧이어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 조사를 받았다. 성접대 부분 조사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이 지수대로 와서 진행했다.
조사를 받고 나온 양 전 대표는 다소 지친 기색으로 “경찰 조사에 설실히 임했다, 사실관계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상습도박과 환치기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질문에도 “경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했다”고 덧붙이면서 ‘성매매 알선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지’ ‘도박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를 타고 떠났다.
경찰은 그동안 압수수색과 외부기관 협조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양 전 대표에게 도박자금의 출처와 도박액수 및 경위를 추궁했다. 성매매 알선의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주변인 진술과 계좌정보 등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혐의에 관해 캐물었다.
양 전 대표는 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지만 외국환거래법, 성매매알선 혐의 등은 부인하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8일에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양 전 대표와 같은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미 클럽 버닝썬과 관련해 성매매 알선·업무상 횡령 등 7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승리는 양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표와 승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상습적으로 불법도박을 하고, 현지에서 달러를 빌려 도박을 한 뒤 귀국해서 이를 원화로 바꾸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 전 대표가 YG 재직 당시 회삿돈을 도박에 이용했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혐의점이 발견될 경우 양 전 대표는 횡령 혐의도 적용받게 된다. 경찰은 압수수색 자료에서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그의 횡령 가능성에 대해서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그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YG 계좌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벌였다.
해당 의혹은 지난 5월 한 보도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 양 전 대표는 이 의혹에 대해 지난 6월 서울경찰청 광수대에 출석하는 등 지금까지 참고인 신분으로만 조사를 받았으며 피의자 신분으로는 처음 조사 받았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YG 사옥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계좌정보와 양 전 대표의 휴대폰 등 도박자금의 출처와 도박 정황을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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