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여인숙에 불을 질러 노인 3명의 생명을 빼앗은 60대 방화범이 검찰에 송치됐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A씨(62)를 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4시께 전주시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 불을 질러 투숙객 김모씨(83·여) 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불길이 두 지점에서 치솟았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단순 화재가 아닌 방화에 무게를 두고 그동안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여인숙 주변 골목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22일 오전 검거했다.
CCTV에는 A씨가 사건 당일 불이 난 여인숙 주변에서 40분가량 화재를 지켜보며 서성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동선을 추적, A씨가 불이 나기 직전 자전거를 타고 여인숙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확인했다.
해당 골목 구간은 100m가량으로 A씨가 이 골목을 빠져나오기까지 6분이란 시간이 소요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A씨는 1차례의 방화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인숙 골목을 지나간 것은 맞지만 소변을 봤을 뿐이다”며 “여인숙에 불을 지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불이 나기 직전 이 골목을 지난 사람은 A씨가 유일했으며 그가 신었던 신발과 사용한 자전거에서도 방화를 입증할 수 있는 탄 흔적들이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CCTV 뿐만 아니라 신발 등에서 발견된 탄 흔적들의 증거가 그가 범인이라고 말해주고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만한 충분한 증거들이 확보돼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로 숨진 김씨 등 70~80대 노인 3명은 이 여인숙에서 월세 형태로 거주하면서 폐지와 고철 등을 주우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무너진 여인숙은 길게 늘어진 단층 건물로 11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1972년 사용 승인을 받은 목조 주택이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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