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준화지역 일반고 ‘선지원 후추첨’ 선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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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신입생 전형요강 발표… ‘정원의 50%’ 지원자 중 추첨 배정
“고교평준화 취지 퇴색” 우려도

강원도내 고교 평준화지역의 일반고 신입생 선발 방식이 2020학년도부터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바뀐다. 2일 강원도교육청은 도내 평준화지역인 춘천 원주 강릉의 일반고 합격자를 ‘선지원 후추첨’ 배정하는 방안을 포함한 ‘2020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전형요강’을 발표했다.

2013년부터 도입된 평준화지역의 일반고 신입생은 그동안 무작위 임의추첨으로 배정됐지만 앞으로는 정원의 50%를 지원자 가운데서 추첨 배정하고, 나머지 50%는 기존 방식대로 무작위 임의추첨 방식을 적용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2개 학교를 1지망과 2지망으로 지원하면 1단계에서 학교별 정원의 50%를 1, 2지망자에게 추첨 배정한다. 우선 1지망 가운데 추첨 배정하고, 정원이 남으면 2지망자를 대상으로 추첨한다. 1지망자가 정원의 50%를 넘는 학교는 2지망이 의미가 없다.

2단계에서는 나머지 정원의 50%를 기존의 임의추첨 방식으로 배정한다. 1단계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 역시 모자란 인원만큼 임의추첨 방식을 적용한다. 1단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배정되지 못한 학생도 2단계 임의추첨 방식을 통해 원하는 학교를 배정받을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또 2단계에서는 원거리학교를 배제해 통학 불편을 최소화한다.

고교 배정 방식의 변경은 통학 불편 민원 증가에 따라 이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도교육청이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기존 무작위 임의추첨 방식보다 원하는 학교에 배정될 확률이 증가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지원 후추첨’ 방식에 대해 특정 학교 쏠림 현상이 나타나 고교평준화 취지가 퇴색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여전히 학교 간 선호도 차이가 크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선지원 후추첨 배정을 실시하는 것은 고교평준화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또 “통학 불편 해소를 위한 학교선택권 보장은 결코 명분이 될 수 없다”며 “통학 불편 해소를 위해서라면 에듀버스 등 별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춘형 도교육청 교육과정과장은 “통학 불편 경감은 물론 진로 및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진일보한 방안”이라며 “일선 학교에서 혼란이 없도록 다각적인 홍보활동과 함께 이달 중 학부모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0학년도 지역별 모집인원은 춘천 8개교 1748명, 원주 8개교 2380명, 강릉 7개교 1354명으로 총 5482명이다. 체육특기자는 학교별로 정원 내에서 160명을 선발한다. 학교 배정은 내년 1월 17일 발표된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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