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언남고 축구부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취소했다. 정종선 전 감독이 횡령과 학부모 성폭행 혐의를 받는 등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조치다. 언남고는 내년부터 축구부 신입생을 받을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언남고의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지난 2일자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정 감독은 퇴직금과 김장비 등의 명목으로 학부모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부모를 성폭행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서울교육청 결정을 통해 언남고는 2020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체육특기자를 배정받을 수 없다. 다른 학교에 다니는 체육특기자 학생의 전입도 제한된다. 언남고에서 체육특기자를 받는 운동부는 축구부뿐이다. 올해 언남고에 들어온 축구부 학생선수는 7명이었다.
다만 현재 언남고 축구부에서 뛰는 학생이 희망할 경우 다른 학교로의 전출은 허용한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지금 다니는 학생의 의사를 존중하고 학생선수 생활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재 공석인 감독 선발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운동부 운영에 대한 컨설팅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언남고는 지난달 29일 학교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정 감독의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서울교육청은 이 밖에도 동·하계 특별훈련비 지원이나 전임코치 배정, 전지훈련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체육특기학교 지정 취소가 결정됨에 따라 현재 1학년 학생선수들이 졸업하는 2022년에는 축구부 자체가 해체될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학생선수들의 인권과 학습권이 증진되고 지원될 수 있도록 인권 친화적이고 교육적인 학교운동부 문화를 지속적으로 조성할 것”이라며 “교육적 본질을 벗어날 경우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통해 학교운동부가 혁신미래교육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감독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공정위원회를 열고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 감독을 영구제명했다. 정 감독은 해당 혐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엔 서울중앙지검이 경찰의 영장 신청을 받아들여 정 감독에 대해 성폭행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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