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랜 기간 재개발 사업이 정체된 동작구 흑석11구역과 종로구 공평15·16지구를 ‘도시·건축혁신 1호’ 사업지로 지정하고 재개발 기본구상을 세웠다. 이곳에 성냥갑 같은 아파트 대신 창조적 도시경관을 갖춘 아파트와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흑석, 공평 지역 등 두 곳에 대한 기본구상을 5일 발표했다. 공평15·16지구 재개발 계획안은 4일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흑석11구역은 5일부터 주민열람 공고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올 3월 새로운 미래경관 창출과 정비사업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도시·건축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4개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했다. 이번에 기본구상을 발표한 두 곳을 제외한 상계주공5단지(재건축사업)와 금호동3가 1구역(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은 현재 정비계획을 마련하는 단계다.
서울시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준공까지 모든 단계를 민간과 함께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3개월간 시·구 주관 부서, 도시건축혁신단, 공공기획자문단으로 구성된 팀이 주도해 공공건축가, 전문가 그룹, 주민이 참여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기본구상을 마련했다.
우선 흑석11구역은 인접한 국립서울현충원, 서달산, 한강변 등과 어우러진 스카이라인을 조성한다. 원래 흑석11구역은 2012년 7월 재정비촉진계획을 처음 세운 뒤 지난해 8월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했지만, 인근 경관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사업계획이 부결됐다.
서울시는 흑석11구역이 구릉지(비개)에 비스듬히 있는 ‘비개마을’이라는 점을 고려해 특유의 경관을 보존하기 위한 ‘특별건축구역’을 적용하고 기존 지형을 살린 블록형 마을로 조성한다. 현충원에서 아파트가 보여 경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높이를 낮추고 배후 서달산에서 열린 조망이 확보되도록 한다. 올해 말까지 정비계획 결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고층부에는 계단식 테라스형 옥상정원을 조성한다.
40년 넘게 재개발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공평15·16지구는 피맛골과 인사동이 교차하는 대표적 역사지역이라는 중요성을 살리기 위해 정비와 존치가 공존하는 계획을 세웠다. 존치 건물과 정비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저층부와 옥상정원은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개방한다. 서울시는 흑석11구역과 공평15·16지구에 대해 올해 안에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목표로 추진한다.
한편 도시·건축을 주제로 65일 동안 진행되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7일 개막한다. ‘집합도시(Collective City)’를 주제로 열리는 도시건축비엔날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운상가, 서울역사박물관 등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도시건축비엔날레의 핵심 전시의 두 축인 ‘도시전(展)’과 ‘주제전(展)’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앞서 공개했다. 도시전에선 지진의 아픔을 겪은 멕시코시티 출신 작가 에드위나 포르토카레로가 설치한 ‘빅 이퀄라이저’가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킨다. 테이블과 소파 등이 마련된 방에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 지진 위협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주제전에선 네덜란드 작가 바스 프린선이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팔만대장경을 직접 촬영해 실제 사이즈로 현상한 ‘이미지와 건축 #11: 팔만대장경’ 등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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