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논문교수 아들, 서울대 자료엔 인턴증명서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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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파문 확산]주광덕, 허위증명서 의혹 제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 씨(28)의 한영외국어고 유학반 동기인 장모 씨(28)가 최근 미국에서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6일 확인됐다. 2010년 한영외고 졸업 후 듀크대에 진학한 장 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09년 조 씨와 함께 조 후보자가 재직하던 서울대 법대 산하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검찰은 장 씨를 부르기에 앞서 장 씨 아버지인 단국대 장영표 교수를 소환 조사했다. 부자가 연달아 검찰에 불려간 이유는 ‘한영외고 인턴 활동’과 관련돼 있었다. 장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던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007년 7∼8월 2주간 조 씨에게 인턴을 시켜주고 2009년 3월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조 씨 이름을 올렸다.

한영외고와 서울대 등에 따르면 장 씨는 자신이 고3 때 보름간 서울대 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외고 생활기록부에는 2009년 5월 보름간 서울대 법대 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한 경력과 함께 인턴 마지막 날 열린 같은 센터 주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활동 내용을 적었는데, 실제로는 학술대회에만 참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장 씨는 공익인권법센터로부터 보름간의 인턴 활동 내용을 확인해 주는 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이 증명서를 한영외고에 제출하고 생활기록부 교외체험학습으로 보름간의 인턴 활동을 기재했다. 장 씨가 인턴 증명서 내용에 일부 허위가 있다고 시인하면서 조 후보자 딸도 생활기록부 내용과 같은 기간 동안 실제 인턴을 이수했는지 의심을 사고 있다.

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조 후보자의 딸과 장 교수의 아들이 함께 참여한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경력의 진위가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서울대 측으로부터 받은 공문 자료를 공개하면서 장 씨와 조 씨의 인턴 증명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장 씨와 조 씨가 생활기록부에 인턴십 내용을 등록하려면 서울대 법대 학장 명의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명의의 증명서를 받아 고교에 제출해야 하는데 기록이 없으니 한영외고에 제출된 증명서 역시 허위 증명서라는 주장이었다.

조 씨가 장 씨 아버지 학교인 단국대 의대에서 1저자 논문을 썼고 장 씨는 조 씨 아버지가 재직하는 서울대 법대 산하 센터에서 인턴을 한 것 때문에 부모들끼리 자녀 스펙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조 후보자는 ‘스펙 품앗이’ 의혹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긋는 한편 인턴 활동이 허위라는 의혹도 부인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한영외고 인권동아리 회장이었고 동아리 아이들이 센터 직원에게 연락해 국제 행사에서 잔심부름 등 소소한 일을 한 것 같다”며 “인턴 증명서를 받아온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한영외고 학생들이 많이 다녔던 복수의 입시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씨와 장 씨가 인턴 활동 기간으로 기재한 고3 5월은 교외체험학습에 적합한 시간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한 학원 관계자는 “5월은 1학기 중간고사와 유학반 학생들에게 특히 중요한 AP(대학 과정 선이수학습) 시험을 치르는 시기라 2주 동안 인턴 활동에 우르르 몰려갔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대학 수시전형 모집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에 매진하는 시간이기도 해 인턴 스펙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만류했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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