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격리조치 되고도 2시간만에 여자친구를 다시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별을 요구해 온 여자친구를 찔러 숨지게 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요구했다가 이 같은 형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표극창)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0)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평결한 배심원 9명의 만장일치 의견을 반영해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2시간 전 피해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격리조치 되고도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 살해했다”며 “그럼에도 책임을 축소하기 위한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들에 의해 알 수 있는 사정들, 살인 및 절도 범행의 경위, 범행 전후의 행동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하기에 충분한 가해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범행 당시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배심원 9명은 재판에서 만장일치로 A씨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모두 A씨의 살인의 고의성 부인 및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양형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배심원 1명은 무기징역을, 5명은 징역 20년을, 나머지 3명은 징역 10년의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A씨는 지난 2월20일 오전 4시8분~23분께 김포시 대곶면 한 술집에서 소파에 누워있던 여자친구 B씨(59·여)의 오른쪽 복부를 1차례 힘껏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유부남으로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B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날 오전 2시께 B씨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격리조치 되고도 2시간 뒤 술집을 찾아가 A씨를 살해했다.
B씨는 복강 내 과다출혈로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3월 B씨가 운영하는 술집에 손님으로 찾아와 B씨를 알게 됐다. 이후 유부남으로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B씨와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B씨가 뒤늦게 A씨의 거짓말을 알고 이별을 요구하며 만남을 거부했다. A씨는 지속적인 만남 요구에도 B씨가 거절하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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