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 씨 측 변호인은 9일 안 전 지사가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 받은 것과 관련해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재판하기 위해서 법원은 어떠한 눈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판단하여야 옳은지 이 사건의 재판 과정과 판결이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 씨를 변호해온 정혜선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이 끝나면 원래 변호사들은 기쁘다. 그래서 오늘 사건이 끝나서 더할 나위 없이 너무 기쁘고, 참고로 오늘 결과와 관련 파기환송에 대한 발언은 저는 준비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있었다”면서 “1, 2심 판결 결과가 갈리면서 대법원 판단이 중요해졌고, 오늘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우리 현행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추행 등 명백한 범죄라고 그 답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적용된 범죄 성립요건인 위력이 무엇인지는 이미 여러 판례를 통해 축적된 확고한 법률적 정의가 있다. 하지만 현실의 위력은 그렇게 선명하게 드러나거나 잘 보이지 않는다”며 “노골적인 갑질이나 폭력적인 행태를 띠지 않고도 때로는 점잖게 때로는 의식할 수도 없는 공기처럼 작동하여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왜곡할 수 있는지 이 사건이 단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날 대법원 2부는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씨의 피해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피해 진술에 일관성이 있다며 유죄로 판단,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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