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등 대기업 서점 신규매장 5년간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4일 03시 00분


생계형 적합업종 1호 ‘서점업’ 지정… 중기부 “소상공인 서점 보호 필요”
대형서점 신규출점 年 1곳만 허용… 규정 위반땐 징역 또는 벌금형

앞으로 5년 동안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기업 서점은 신규 매장을 한 해 1곳에만 낼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벤처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위위원회를 개최하고 ‘서적, 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서점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을 제한한다고 3일 밝혔다. 정부가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정 기간은 이달 18일부터 5년 동안으로 2024년 10월 17일까지다. 이 기간에 규정을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위법 영업을 계속할 경우 위반 매출의 5%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서점업은 소상공인이 약 90%에 이르는 업종이지만 대기업 서점이 2015년 63개에서 지난해 105개로 크게 늘었다. 중기부 측은 “대기업의 사업 확장으로 소상공인 서점의 매출 감소, 폐업 증가 현상이 나타나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대기업 혹은 중견기업이면서 서점을 운영하는 곳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서울문고 대교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신규 서점은 연간 1곳만 출점을 허용하되 기존 서점을 폐점하고 인근 지역(동일 시군구 혹은 반경 2km 이내)으로 이전하면 신규 출점으로 보지 않기로 했다. 영세 소상공인의 주요 판매 서적이 학습참고서라는 점을 감안해 신규 출점한 매장에서는 36개월 동안 학습참고서를 팔 수 없도록 했다. 카페 등 타 업종과의 융·복합형 서점은 △학습참고서를 판매하지 않고 △서적 등의 매출 비중이 50% 미만 △서적 등의 판매 면적이 1000m² 미만인 경우 서점업으로 보지 않는다. 중견기업은 신규 출점 제한은 받지 않지만 학습참고서 판매 금지 규정은 적용된다.

대형서점 관계자는 “동네서점이 활성화돼 독서 인구가 늘어나면 전체 출판업에 긍정적이란 점에서 취지에 공감하지만 매출에 중요한 학습참고서 판매 금지 기간이 다소 긴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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