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중공업 회사인 A사는 2011년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의 자회사 B사로부터 2011년 카타르 바르잔 연안 해상에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해양 시설물을 만들고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15년 4월 공사를 마쳤지만 3년이나 지난 지난해 3월 B사는 돌연 해양 설비의 파이프라인 일부 구간에 하자가 생겼다며 파이프라인 전체를 교체해 줄 것을 요구했다. A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B사는 전체 구간의 하자보수 비용 등을 요구하며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중재 소송 금액은 80억 달러(약 9조3120억 원)에 달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국제중재팀은 이 사건을 초기부터 자문했다. 중재 제기 후엔 미국 로펌과 공동 방어팀을 구성해 사건을 조기에 화해 종결시켰다. 특히 공대 출신으로 엔지니어링 경력을 가진 변호사와 변리사들로 내부 기술팀을 구성한 것이 주효했다. 설치 공사가 끝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다수의 핵심 증인들을 찾아내 유리한 사실관계를 확보해 나갔다. 그 결과 올 5월 9조 원대 소송 금액의 3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600억 원 안팎에서 화해를 성사시켰다.
○ ‘맨파워’로 무장한 김앤장 국제중재팀 “허리 역할을 하는 10년 차 이상의 변호사가 다수 포진해 집중해서 경험을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윤병철 변호사·57·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 한 분 한 분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장군들입니다. 단순히 숫자가 아닌 퀄리티의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박은영 변호사·54·20기)
공동 팀장으로 김앤장 국제중재팀을 이끌고 있는 윤 변호사와 박 변호사는 국제중재팀이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비결로 ‘맨파워’를 꼽았다. 우선 두 팀장부터 세계적인 로펌·변호사 평가 기관인 ‘체임버스 아시아 퍼시픽’ 2019년판 한국 국제중재 분야 개인 랭킹에서 각각 최고 등급(Star Individuals)과 1등급(Band 1)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윤 변호사는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 최초 한국인 이사를 거쳐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상임위원을 지냈다. 박 변호사는 국제변호사협회(IBA) 중재위원회 부의장과 아시아태평양중재그룹 공동의장을 거쳐 현재 런던국제중재법원(LCIA) 부원장과 싱가포르 SIAC 중재법원 상임위원 등 세계 유명 국제분쟁기구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김앤장 국제중재팀은 우리나라 국제중재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척해 오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중견의 중재 전문 변호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특히 법조경력이 두터운 한국 변호사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세연 변호사(51·23기)는 IBA 아시아 태평양중재그룹의 공동 의장, ICC 국제중재법원의 부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체임버스 글로벌, 리걸500 등 해외 유수의 법률전문 매체로부터 정기적으로 우수변호사로 선정되는 등 국제분쟁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임병우 변호사(48·28기)는 국제중재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 공정거래, 국가계약 등 다양한 분야의 자문 업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제분쟁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관련 국제 분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해외 건설 분쟁 분야에서 자타공인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철원 변호사(46·28기)는 모두가 어려워하고 꺼리는 복잡한 사건들을 맡아서 처리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 유전 개발 사건, 현대 삼호 원유시추설비 사건 등 에너지·조선 등 사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필요할 때마다 현지로 출장을 떠나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 프로젝트 담당자들 및 전문가들과 업무를 진행해 각종 프로젝트 전체에 대한 법률, 기술 및 회계 자료들을 검토해본 경험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한국어와 영어 외에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언어가 더해져 3중 언어로 진행되는 중재 건이 늘어나는 추세다. 김앤장 국제중재팀은 주요 국가별 중재 전문 인력들을 확보해 언어적인 부분에서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박 변호사는 “팀 인원의 절반가량이 외국 변호사일 정도로 국제화됐다. 대륙법계 변호사도 있고, 영미법계 변호사도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 최근 국제중재 사건에서 연달아 ‘성공’ 김앤장 국제중재팀은 최근 영국 로펌과 함께 국내 건설사를 대리해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대형 영국 중재 절차를 수행했다. 최초 증거 수집 및 사실관계 확인 단계에서부터 변론준비서면, 증인진술서, 전문가 진술서 준비 등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필요할 때마다 전문가팀을 구성했다. 중동 현지로 출장을 떠나 장기간 체류하면서 현지 프로젝트 담당자들 및 전문가들과 업무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김앤장 국제중재팀이 대리하는 건설사 측 전문가의 분석 보고서는 합리적인 근거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었다. 보고서의 상당 부분에 대해 발주처 측 전문가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결국 중재판정부가 국내 건설사의 청구를 상당 부분 인용하는 주요한 근거가 됐다.
카타르 소재 대형 복합화력 발전소 프로젝트와 관련된 ICC 중재절차에서 수천억 원의 손해배상청구를 당한 국내 건설사를 대리해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발전소 프로젝트에 공급된 주요 설비의 기술적 하자 여부 등 기술, 산업, 법률 이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지만 다양한 외국 기술 전문가 및 영국의 변론 전문 변호사들과의 협업으로 이를 극복했다. 결국 국제적으로 명망이 높은 영국의 건설 전문 변호사들로 구성된 중재판정부로부터 고객에게 유리한 중재판정을 유도해냈다.
최근 한국 회사와 스위스 회사가 신약을 공동 개발, 판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신약 개발 성공 후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 허가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판로 를 맡은 스위스 회사는 시장판로를 개척하지 못했고, 생산을 맡은 한국 회사는 판로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생산을 하지 않았다. 이에 스위스 회사는 한국 회사가 생산을 하지 않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ICC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한국 회사를 대리한 김앤장 국제중재팀은 스위스 회사가 유럽연합(EU)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아 판로 확보에 실패했다는 점을 입증했다. 판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만 한다면 막대한 손해만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올해 중재판정부는 스위스 회사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고 스위스 회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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