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우, “하나의 전문영역으로 대응하기 힘들어 법률가 넘어 ‘산업 전문가’로 키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3시 00분


화우 정진수 대표변호사

23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에서 만난 정진수 대표변호사는 “혁신과 융합, 정직의 가치로 기업들의 고민에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3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에서 만난 정진수 대표변호사는 “혁신과 융합, 정직의 가치로 기업들의 고민에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혁신과 융합, 그리고 정직.’

24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에서 만난 정진수 대표변호사(58·사법연수원 22기)가 꼽은 화우를 대표하는 세 단어다. 혁신은 미래에 대비하는 화우의 비전을, 융합은 화우를 성장시켜 온 인재상을, 정직은 고객을 대할 때 언제나 지켜가는 변치 않는 가치라고 부연했다. 정 대표는 “세 가지 가치가 지금의 화우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발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총선과 세수 부족…기업이 당면한 위기”

“화우는 미래를 고민하는 법인”이라고 밝힌 정 대표는 “법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영역으로 분류되지만 변화의 가치 위에서 고민하고 적용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5∼10년 후의 변화를 내다보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지론이다. 정 대표가 우선적으로 꼽은 내년 주요 이슈는 4월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다. 그는 “새롭게 구성된 국회는 새로운 정책과 법안으로 산업 영역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들에는 새로운 도전과 각종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정책에 힘 쏟고 있는 정부의 세수 부족도 필연적으로 발생할 문제라고 정 대표는 예견했다. 국세청 등 국가기관이 기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해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봤다. 정 대표는 “기업은 늘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은 그 지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비하며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예견되는 리스크에 대비해 화우는 정책 변화와 기업의 성장전략을 분석하고 규제 및 분쟁 시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산업팀을 강화했다. 내년 초에는 기업의 절세 방안 등을 연구하는 ‘기업조세 연구센터’도 출범한다.

○ 전통적인 주력 분야로 해외 진출까지

화우는 전통적으로 공정거래, 노동, 금융규제, 형사, 조세 분야에 강점을 보여 왔다. 정부 각종 규제기관의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노하우도 구축했다. 올해 SK와 LG의 2차 전지 분쟁, 검찰 수사가 한창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사건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건 등에 주축으로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각종 ‘갑을 관계’를 둘러싼 이슈에도 주력하고 있다. 노사 갈등을 넘어 대기업-중소기업 간 갈등 등 양상도 다양해졌다. 정부의 노동 분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거진 기업의 근로자 불법 파견, 노사 갈등, 하도급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강하게 규제하고 있는 기업 간 기술 탈취 문제 등도 포함된다.

정 대표는 “기업들이 정부 정책의 흐름에 맞춰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본연의 사업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공유경제 등 신산업이 전통산업과 빚고 있는 갈등이나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 등 민감한 문제는 ‘우리 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도 고객 중심주의의 연장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동남·중앙아시아를 비롯해 동유럽 국가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법률 서비스 기반이 약한 국가일수록 기업들이 각종 제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와 지분 인수, 채권 발행, 개발 사업 등의 자문을 비롯해 금융, 부동산·건설 및 분쟁 해결 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 산업을 깊이 이해하는 전문가 양성


정 대표는 화우의 구성원들을 ‘노마드(nomad·유목민)적 전문가’라고 부른다.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서 자신이 가진 법적 전문 영역을 끊임없이 융복합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제는 더 이상 하나의 전문영역으로만 대응할 수 없는 사회가 됐다”며 “공정거래법 전문가라도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깊이 고민하는 문제에 즉각적이고 심도 있는 답변을 내놓기 위해서는 그들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최근 금융규제 대응팀, 자동차산업팀, 4차 산업팀, 에너지자원팀 등 이슈를 선점할 수 있는 팀들을 새롭게 꾸리거나 확대 개편한 것도 이런 이유”라며 “소속 변호사들을 ‘특정 법률 전문가’에서 ‘특정 산업 전문가’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lawfirm biz#기업#로펌섹션#화우#정진수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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