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본 세상] 관절염 환자는 매일 운동하지 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3시 00분


창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 원장
창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 원장
“관절염 진단을 받고 운동을 그만뒀어요.”

“매일 운동을 하는데도 무릎이 아파요.”

무릎관절염 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운동이다. 무릎관절염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환자도 꽤 있다. “무릎을 많이 써서 관절염이 생긴 것 같으니 아끼려고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관절염 환자에게 운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무릎관절염 환자일수록 운동은 더 필요하다. 만약 통증이 있다면 관절염 약을 복용하며 통증을 관리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은 무릎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평지 걷기를 하는 것이 좋다. 평지를 꾸준히 걸으면 허벅지 근력을 강화시켜 무릎 부담을 덜어주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언젠가 방송에서 모 연예인이 하루에 7만 보를 계속 걷는다고 얘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처럼 걷기 운동은 무릎관절염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매우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매일 7만 보씩 걸으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무리한 걷기 운동은 근육의 피로도를 높이고 체력 소모가 많아 오히려 신체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발바닥에도 무리를 줘 발바닥 근육을 싸고 있는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발과 발목에도 무리를 줘 발생할 수 있는 피로골절도 간과할 수 없다. 피로골절은 작은 충격이 동일한 부위에 지속적으로 가해져 미세골절이 생기고, 이것이 누적돼 완전히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운동량은 연령에 따라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60세 이하라면 하루 1만 보가 적당하고, 60세가 넘으면 10년 단위로 2000보씩 줄여 70세는 8000보, 80세는 6000보 이하로 잡으면 된다. 간혹 운동할 때 아픈 것을 참고 극복해야 운동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운동 시에 관절이 아프다는 것은 관절에 무리가 왔고, 탈이 났다는 신호다. 이때 운동을 계속하면서 자극을 주면 관절염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쉬어야 한다. 관절염이 있다면 매일 운동하는 것보다 간헐적인 운동을 권한다.

하루 운동하면 하루나 이틀 정도 쉬어주는 운동법이 지치지 않고 오래할 수 있는 비결이다.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운동에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가장 좋은 법이다.

창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 원장
#진료실에서 본 세상#이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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