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적할 후보 누구? 아이오와, 깊어가는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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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샌더스-바이든 팽팽한 접전… 지지율 조사 25%씩 동률로 나와
“여태껏 아이오와서 이런적 없어”

2일 미국 중부 아이오와 주도(州都) 디모인의 한 카페를 찾았다. 11월 3일 대통령선거의 첫 경선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를 하루 앞둔 상황이라 모두 선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야당 민주당 지지자라는 데이비드 씨(30)는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오늘 밤까지 잠을 설치며 고민하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 에이미 씨(50)는 “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을지, 본선에서의 당선 가능성(electability)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40대 남성은 “미국의 실업률이 낮아졌다지만 아이오와 농가 파산율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콩, 옥수수, 축산업에 의존하는 아이오와 주민들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피를 흘렸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했다.

11명의 후보가 경쟁 중인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불꽃 튀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둘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중 누가 3위를 할지도 관심사다.

2일 CBS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유권자 2500명으로부터 모두 25%의 지지율을 얻었다. 부티지지 전 시장(21%), 워런 의원(16%)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부동층이어서 실제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CNN은 “아이오와 당원대회 결과를 이렇게 점치기 어려운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젊은 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샌더스 의원은 이날 미국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을 맞아 한 선술집을 마지막 유세 장소로 택했다. 그는 이날 진보 유권자가 많은 아이오와시티, 뉴턴 등을 돌며 “내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날 오후 디모인 히아트중학교에서 유세를 벌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4년을 허락하면 미국은 영영 회복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항마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인의 지지 연설 중 마이크를 들어 주고, 퇴장하는 아내를 단상 밑까지 손을 잡아 안내하는 자상한 모습을 연출하며 여성 유권자를 공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주요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샌더스 의원이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사회주의자를 훨씬 넘어섰다”며 “그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결혼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겐 “아들 헌터는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했다.

헌터가 부친이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우크라이나에서 부적절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에 직면한 점을 꼬집었다. 그는 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향후 대선토론 참가 자격을 얻는다면 그가 밟고 서 있을 상자를 특별 요청할 것”이라며 블룸버그 전 시장의 ‘작은 키’를 깎아내렸다. 원주민 혈통을 내세우고 있는 워런 의원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꾸며낸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디모인=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미국 대선#아이오와#샌더스#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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