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랙홀’ 자영업자들 비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0일 03시 00분


다중시설 기피-소비위축 직격탄… 文대통령, 아산 전통시장 방문
“임차료도 못낼판” 하소연 줄이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한 한식당. 점심시간 내내 11개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사장 김모 씨(63)는 “17년 동안 장사했는데 이랬던 적은 처음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난달 말부터는 단골손님마저 뚝 끊겼다”며 “원래 주말에는 외국인 고객이 많아 아르바이트생까지 7명이 일했는데, 지금은 나와 직원 1명만 나오고 있다. 오늘도 그냥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했다.

8, 9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돌아본 서울 신촌과 이태원, 명동 일대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한 수준이었다. 손님보다 직원 수가 더 많은 상점도 자주 눈에 띄었다. 한 음식점 사장은 “안 그래도 경기 둔화로 장사는 안 되고 인건비는 늘었는데 전염병까지 퍼지면서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라고 호소했다. 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도 사람들이 기피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을 고려 중인 곳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찾은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 전통시장에서도 지역 상인들이 하소연을 쏟아냈다. 상인들은 “경제를 살려 주세요” “가게 임차료도 못 내요”라며 절박함을 토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임시로 머물고 있는 충북 진천과 아산을 방문한 길에 전통시장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타를 맞고 있다. 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들은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이 현실화하자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해서 떨어뜨리고 있다. JP모건 등은 올 1분기(1∼3월) 성장률이 지난해 1분기(―0.4%)에 이어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진천 지역주민 간담회에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경제활동은 평소대로 해도 되겠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경제가 빨리 정상적으로 돌아가서 국가 경제나 지역 경제에 어려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성희 chef@donga.com·박효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자영업자#전통시장#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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