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서민 고통에 염장 질러”
정세균 총리 “오해 유감, 행동 더 신중” 식당 주인 “선의 왜곡된 것” 해명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오해라며 수습에 나섰다.
13일 민생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신촌 명물거리를 찾은 정 총리는 한 음식점에서 30, 40년 전 쌍용 재직 시절 안면이 있던 60대 여성 종업원과 만났다. 정 총리가 “반갑다”며 “요새는 좀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라고 하자 이 종업원은 “아이고, 그렇지 않다, 마음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손님이 좀 적을 때도 있고 그런데 아마 조만간 다시 바빠질 거니까 이런 때는 좀 편하게 지내는 게 좋다”고 했다. 정 총리는 렌즈 전문점에 가서는 “원래 무슨 일이 있으면 확 줄었다가 좀 지나면 다시 회복된다. 그간 돈 많이 벌어놓은 것 갖고 조금 버티셔야지”라고 했다.
이런 정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서민 고통에 ‘염장’을 지르는 발언을 면전에서 대수롭지 않게 늘어놓을 수가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범여권인 정의당 역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결코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 총리는 14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지금은 장사가 좀 안되고 손님이 적더라도 곧 바빠질 테니 편하게 생각하시라는 뜻에서 농담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후 6시경에는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내고 “정 총리의 개념 충만 발언, 그 깊은 속정을 제대로 이해할 감수성이 (야당에는) 정녕 없단 말인가”라며 “종업원에게 건넨 위로의 뜻이 담긴 말이었다. 대체 이 대화 어디에 ‘염장을 지르는 말’이 있단 말인가”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변인은 이후 다시 브리핑을 내고 ‘개념 충만 발언’ 대목은 삭제했다.
급기야 해당 식당 주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선의가 왜곡되는 현상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며 “(정 총리에게) 격려를 받은 저나 저희 직원 다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는데 난데없이 저희 매장과 총리께서 구설에 오르내리니 당혹스럽다”고 적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8시경 식당 주인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엄중한 시기에 오해를 사게 돼 유감”이라며 “총리로서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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