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방한 미디어 간담회
GM 미래 전략 관련 한국사업장 역할 공유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 출시… ‘험머 EV’ 포함
한국GM 내년 ‘쉐보레 타호·GMC 시에라’ 출시
신차 쏟아내지만 글로벌 전략과 동떨어진 공장 계획
트레일블레이저·신형 CUV 이후 물량 미정
“트블·CUV 성공 후 후속 계획 검토”
한국GM은 12일 온·오프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제너럴모터스(GM)의 미래 전략과 관련해 한국사업장이 맡게 될 역할과 계획을 공유했다.
인천시 부평구 소재 GM 디자인센터에서 진행된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에는 스티브 키퍼(Steve Kiefer)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 로베르토 렘펠(Roberto Rempel)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사장 등 각 사업장 최고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들 임원은 3개 세션으로 구분된 각 분야별 발표를 직접 진행했다.
○ ‘허머 EV’ 등 전기차 10종 국내 투입… 2023년 글로벌 CUV 생산
각 사업장 최고위 임원들의 발표내용을 종합하면 현재 한국GM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전기차에 초점을 맞춘 GM의 미래 전략에서 한국GM의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여기에 전제조건까지 달렸다. 한국GM이 글로벌 주력 수출 모델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을 유지하고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글로벌 신차(CUV 모델)가 성공적인 실적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한국GM 방향성은 현재 추진 중인 중요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새로운 역할이 정해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다양한 신차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국GM이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 전환되고 글로벌 성장 전략에서 한국의 중요한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고 했다. 2025년까지 국내 출시될 전기차 10종은 모두 국내에 수입되는 차종일 가능성이 높다. 2025년까지 4년가량이 남은 현 시점에 전기차 국내 생산 계획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시작하더라도 설비 구축과 인력 배치 등 물리적인 시간도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3년 생산을 앞둔 글로벌 CUV 모델의 경우 지난 2018년 계획이 수립됐다. 생산을 시작할 경우 준비기간이 4~5년가량 걸린 셈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사업장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 판매 시장 역할은 확대되지만 생산 및 공급 역할은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 개발·제조에 머물러있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전기차 전략을 중심으로 대전환을 추진 중인 GM의 글로벌 미래 방향성과 괴리가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 본사가 있는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한국GM과 GMTCK는 담당하는 역할이 크지 않다고 한다. GM 본사가 LG에너지솔루션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이다.
○ ‘경쟁력·수익성’ 지속가능성 핵심… “더 많이 만족한 고객 확보 집중”
이날 스티브 키퍼 사장은 충돌 제로와 배출(배기가스) 제로, 혼잡 제로 등 GM의 트리플 제로 비전에 따라 한국사업장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2개의 글로벌 신차 플랫폼을 위해 지난 2018년 추진된 투자를 바탕으로 한 핵심사업의 경영정상화 달성과 GMTCK의 미래 모빌리티 관련 다수 프로젝트 진행을 근거로 들었다.
스티브 키퍼 사장은 “지난 100여 년간 세상을 변화시켜온 GM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며 “GM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소비자 중심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는 변곡점에 와 있고 한국 시장은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습득이 빨라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출시 신차에 대해서는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차,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C), 크로스오버, 럭셔리 모델 등 전기차 10종을 선보여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내 출시 예정인 새로운 전기차 모델로는 GMC 험머 EV 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키퍼 사장은 경쟁력과 수익성이 지속가능한 한국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023년 출시될 글로벌 CUV 모델의 제조 품질과 순조로운 출시 등에 집중하면서 비즈니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키퍼 사장은 “GM은 더 많은 고객이 아니라 더 많이 만족한 고객을 늘리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한국사업장이 글로벌 방향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국GM, 내년 1분기 초대형 SUV ‘타호’ 출시… GMC 국내 소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국내사업장 운영과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그동안 추진한 경영정상화 일정이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사업 안정화에 기여했고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신형 CUV 생산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차 전략의 경우 국내 생산 제품과 수입 제품 판매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면서 판매량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카젬 사장은 “한국GM은 국내 최대 외투 기업으로 협력업체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수 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고 국내 경제와 자동차 산업 안정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2018년 경영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한 대규모 투자가 수반된 2개의 핵심 차량 플랫폼을 통해 국내 제조 사업장 생산 역량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수출과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우수한 제품과 품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신차 계획도 발표했다. 쉐보레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인 타호(Tahoe)를 내년 1분기 국내에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쉐보레 콜로라도보다 큰 풀사이즈 픽업트럭 GMC 시에라(Sierra)를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카젬 사장은 GM의 대형 SUV와 트럭 제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타호와 시에라를 국내에 선보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GMC 시에라를 출시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시작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 GMTCK, 글로벌 EV 프로젝트 참여 확대… 엔지니어 2배 확충 계획
카젬 사장에 이어 로베르토 렘펠 GMTCK 사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렘펠 사장은 국내에서 오는 2023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프로그램 전담 엔지니어 인력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렘펠 사장은 “한국의 테크니컬 센터는 GM 내 두 번째로 큰 엔지니어링 센터로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직원 30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시설”이라며 “GM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현재 500명의 한국 엔지니어가 얼티움 플랫폼 관련 글로벌 전기차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고 GM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관련해 엔지니어 인력을 2배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GMTCK는 설계와 동력 시스템, 제조 장비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룹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 관련 글로벌 엔지니어링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현재 20개 넘는 글로벌 자동차 프로젝트에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투입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200여명을 채용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과 협업 환경 조성을 위한 시설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렘펠 사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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