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이상한 지하도의 앨리스
토끼가 토굴이 아니라 철문 안으로 들어갔군요. 그런데 자물쇠가 걸려서 더는 쫓아갈 수 없어요. 같이 가, 토끼야! ―서울 노원구의 한 지하도에서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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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토굴이 아니라 철문 안으로 들어갔군요. 그런데 자물쇠가 걸려서 더는 쫓아갈 수 없어요. 같이 가, 토끼야! ―서울 노원구의 한 지하도에서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리가 맡은 일에 성공했을 때나 실패했을 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최선을 다했다는 표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쏟아부을 수 있는 힘과 노력을 다했다는 의미와 그 방법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의미이다. 보통은 후자의 의미로는 잘 사용하…
《양식화된 행동 ‘에티켓’의 유행“아침에는 좀 더 단순하고 큰 반지가 좋고 팔찌는 착용하지 마라.” ‘루트리지 에티켓 매뉴얼(Routledge’s Manual of Etiquette·1860년)’의 한 구절이다. 고대로부터 예법서의 저변을 관통하는 주요한 철학은 매너가 도덕을 실천하는…
공정성이라는 정부 정책과 맞물려 한때 하버드대 철학교양서인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의 읽기 열풍이 크게 불었던 적이 있다. 그 책은 단순히 대중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의가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규제적 이념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 서양철학에서 정의라는…
지난달 15일은 광복절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말미에 미국은 일본에 거듭 항복을 권했으나 일본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고, 원자폭탄의 위력과 그로 인한 피해에 놀란 일본은 항복하게 됩니다. 이후 일제의 식민 통치에 신음하던 국가…
정확한 이름이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입니다. 고려 우왕 재위 시기인 1377년 간행된 이 책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지만 현재 직지가 소장된 곳은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 국립도서관입니다. 구한…
● 유래: 맹자(孟子)의 말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다. 서벽(徐辟)이 맹자에게 “공자께서 자주 물을 칭찬하시며 ‘물이여! 물이여’라고 감탄하셨다는데, 물의 어떤 면을 보고 그리하셨는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근원이 있는 샘물은 콸콸 솟아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흐른다. 이때 모든 …
‘오텔로’ 이아고와 ‘토스카’ 스카르피아, 누가 진짜 악당인가“이아고에게는 손수건이 있었지, 내게는 부채가 있다.”푸치니 오페라 ‘토스카’(1900) 1막에 나오는 악당 스카르피아의 노래 일부다. 이아고는 17세기 초에 초연된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에 등장하는 악당이다. ‘오셀로…
꽉 막힌, 답이 안 보이는 난국(亂局)이다. 의료개혁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가,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민도 답답하다. “의대 증원 마무리됐다”고 쐐기를 박은 대통령은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 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미국 정치에서 “플립-플롭(flip-flop)을 했다”는 평가는 정치적 치명상을 뜻한다. 우리말로 이랬다저랬다 혹은 갈지자 행보에 가까운 표현이다.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 반대여론이 높은데도 재선에 성공한 것은 상대를 이 프레임에 가두는 데 성공한 영향…
《미국 연방법원이 최근 “구글은 독점기업”이라고 판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애플 구글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반독점 소송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법률가인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과 조너선 캔터 법무부 반독점국장(차관보)이 이끄는 ‘빅테크와의 전쟁’에서 ‘…
지난달 3일(현지 시간) 파리 올림픽 여자 탁구 결승전에 나란히 오른 중국의 천멍(陳夢)과 쑨잉사(孫穎莎). 자국 선수 2명이 금·은 메달 색깔을 가리는 모습을 자랑스럽고 편안하게 지켜볼 만도 한데, 이날 중국 관중들은 달랐다. 경기 내내 쑨잉사에게 일방적 응원이 쏟아졌고, 접전 끝에…
한국 사회에서 법률가와 의료인은 대표적인 전문가 집단으로 여겨진다. 역설적이게도 최근 가장 큰 위기를 맞은 두 집단이기도 하다. 의정 갈등 국면에서 벌어진 의료계의 집단행동, 정치권 수사에서 검찰이 보여준 공정성 논란은 두 집단의 전문성을 국민이 의심하게 만들었다. 특히 우리 사회의 …
소나기가 거세게 내리더니 무지개가 떴습니다. 9월의 시작, 한 주의 시작도 무지개처럼 산뜻하기를…. ―프랑스 파리에서
살다 보면 실제로 겪어봐야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다. 솔직히 직장인 시절에는 실업급여에 대해 별 감흥이 없었다. 가끔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보험료를 보면 심기만 불편해질 뿐이었다. 고용보험에 대해 별 관심도 없었고 큰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받아 보니 생각했던 바와는 매우 달…
요즘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서 ‘땅콩버터 다이어트’가 유행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버터라니, 의아하겠지만 땅콩버터에는 버터가 들어가지 않는다. 땅콩을 갈아서 버터처럼 꾸덕꾸덕한 질감으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예전엔 땅콩잼이라고도 불렀다. 땅콩버터는 먹는 방법에 따라서 뱃살과 혈당 관리에…
아직 세 돌이 안 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좋은 엄마, 좋은 아내, 능력 있는 직장인이 되고 싶으나, 자신은 도무지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문제 행동을 할 때 잘 다루지도 못하고, 아이 마음을 잘 알아주지도 못하는 것 같다고. 남편도 잘 챙겨주고 싶…
개인 의견이지만 나는 지난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의 영어 이름이 잘못 불린 걸 이해한다. 비한국인에게 한국의 영어 이름은 정말 헷갈린다. 대한민국의 영어 이름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 북한은 ‘데모크라틱 피플스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다. 둘 다 ‘리퍼블릭’(공화국)이 들어가니…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저 바닷물 속으로 곧 들어갈 것을,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루리 ‘긴긴밤’ 중 루리의 ‘긴긴밤’은 동화책이다. 2021년 …
인류 역사에서 ‘문명의 전환기’로 불리는 시기는 여러 차례 있었다. 세 번에 걸친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 대전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디지털 혁명이 불러온 산업 대전환, 생명공학기술 발전에 따른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