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평인 칼럼]‘예외 상태’ 망둥이 뛰니 꼴뚜기도 뛴다
독일 법학자 카를 슈미트가 제시한 예외 상태라는 개념이 있다. 계엄이나 혁명 등으로 법의 관철이 중단되는 시기를 말한다. 법의 관철이 중단된다는 점에서는 혼란의 시기이지만 이 혼란 속에서 새 질서가 태어나는 시원적 순간이기도 하다고 슈미트는 봤다. 위험한 개념이다. 슈미트는 하이데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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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법학자 카를 슈미트가 제시한 예외 상태라는 개념이 있다. 계엄이나 혁명 등으로 법의 관철이 중단되는 시기를 말한다. 법의 관철이 중단된다는 점에서는 혼란의 시기이지만 이 혼란 속에서 새 질서가 태어나는 시원적 순간이기도 하다고 슈미트는 봤다. 위험한 개념이다. 슈미트는 하이데거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015년 집권 때부터 ‘캐나다의 오바마’로 불린 서구 진보 정치계 스타였다. 자유당 소속으로 보수당 10년 통치를 끝낸 그의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극명하게 대비되며 지지율이 60%대까지 치솟았다. 트럼프가 이민을 막자 “박해를 피하려는 이들…
하늘의 비행기는 위험할 수 있어도 땅 위의 공항이 위험할 거란 생각은 못 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인식에 뼈아픈 경종을 울린 게 이번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다. 항공기 사고가 대부분 이착륙 때 발생하는 걸 생각하면 공항이야말로 안전이 최우선인 게 자명한데도 열흘 전 동체 착륙…
올 한 해 경제정책의 네 개 축 중 하나는 ‘대외 신인도 관리’다. 정부는 2일 ‘2025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대내적으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이 민생 개선이라면 대외적으로는 신인도를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비상계엄 이후 계속되는 정치 혼란으로 국가신용등급마저…
《“고객들이 한국 화장품을 갈수록 더 많이 찾고 있어요.” 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퐁뇌프 다리 인근의 사마리텐 백화점. 크리스텔 네메 화장품 판매 담당자는 기자에게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놀랍다”며 이같이 말했다. 1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사마리텐 백화점은 세계적 명품 그…
필자가 한국에 유학을 온 해는 2009년이다. K팝이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대중화되지 않았던 때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K팝보다 K드라마가 더 인기 있던 시기였고, 필자 또한 K드라마에 푹 빠져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당시 몽골에서 ‘모래시계’ ‘첫사랑’ ‘대장금’ ‘허준’ ‘겨울…
“예전에는 투박하고 거칠고 성긴 어구에도 물고기가 잘 잡혔다”라는 내용을 담았던 지난번 칼럼(123회)을 읽은 지인이 질문을 해왔다. 조선 시대에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이 뭐냐는 물음이었다. 청어 명태 조기 대구가 조선 시대 주요 어종이었고, 그중에서 청어가 으뜸이었다고 답했더니 미심쩍…
《미술사학자로서 여행지 추천을 요청받을 때면, 비첸차라는 도시를 손꼽곤 한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비첸차는 인구 약 11만 명의 작은 도시로, 잘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도시를 적극 추천하는 이유는 서양 건축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오(1508…
“조선이란 나라는…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야.”―우민호 ‘하얼빈’“조선이란 나라는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야.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단 말이지.” 우민호 감독의 영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
10일(현지 시간)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의 주인공은 지난해에 이어 인공지능(AI)이다. 이번 CES의 핵심 키워드는 ‘몰입(Dive in)’으로, AI 기술이 각 산업에 접목돼 일상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바꿀지에 전시 초점이 맞춰졌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