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진행했던 김용민 씨는 22일 “저는 오늘부로 나는 꼼수다, 혹은 나꼼수 4인방 중 1인으로 불리는 걸 거부한다”고 말했다.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 자신의 질문을 회피하면서 방송인 김어준 씨, 정봉주 전 의원과 긴밀히 식사한 뒤 “나꼼수는 위대하니 누구도 나꼼수를 비난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얘기한 것에 대해 분노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함께 주 전 기자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김 씨는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김용민TV’에 “저는 더이상 나꼼수 멤버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 씨는 “나꼼수는 어느 누구에게든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며 “저는 얼마 전 나꼼수 멤버 중 일원인 주진우 기자에게 공개적으로 질문을 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는 전혀 상관없이, 마치 토라진 동생 달래듯 ‘전화 받아라.’ 라는 말로 끝나는 참담한 영상을 올렸고, 지금은 그마저도 지웠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 씨는 “(주 전 기자가)최근에는 김어준, 정봉주와 긴밀히 식사를 했다며, 나꼼수 멤버의 관계는 여전히 돈독하고 나꼼수 갈라치기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는 방송을 올렸다. 나꼼수의 과거 영광을 들추며 나꼼수는 위대하니 누구도 나꼼수를 비난할 수 없다는 뉘앙스의 얘기도 했다”며 “참으로 부끄러운 장면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기회에 저는 분명히 밝힌다”며 “제가 던진 질문을 넘어 자신을 믿고 지지한 상당수 시민의 질문에 대해 주진우 기자가 성실한 답변을 하지 않는 한, 또 눙치는 한 저는 나꼼수 멤버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저는 주진우 기자가 누구와 밥을 먹었는지 누구와 고기를 먹었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다. 나꼼수가 과거에 얼마나 대단했는지 저는 전혀 관심없다”며 “저는 주진우 기자가 윤석열의 검찰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여전히 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일개 기자일 뿐인 주진우 기자가 왜 윤석열에게 불이익을 준 것이 잘못됐다고 참견했는지 궁금하다”며 “주진우 기자는 질문에 답하기는커녕, 나꼼수가 그토록 비난했던 과거 권력과 똑같은 모습으로 질문을 회피하고 뭉갰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씨는 “윤석열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냐”고 물으며 “더이상 지지자를 부끄럽게 하지 마시라. 그 아낌없는 응원과 사랑에 대해 모욕을 가하지 마시라”고 했다.
주진우 “충성 맹세, 누가 보고 들었다는 것이냐”
앞서 지난달 26일 주 전 기자는 자신이 진행하는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추 장관을 비판하는 여론을 소개했다. 참여연대 등 진보 단체들, 정의당 등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너무 한 거 아니냐’고 했다는 것이다.
이후 김용민 씨는 이달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 전 기자를 A라고 지칭하며 “A를 한때 가족같이 여기고, 그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시도에는 모든 것을 걸고 싸우리라 다짐했던 저에게 이제 매우 혹독한 결심의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며 “A에게 심각한 배신을 당해 지금도 생각만 하면 분노가 치민다”고 비난했다.
3일에는 “주진우 기자가 우리 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분들이 적지 않다. 저도 주진우 기자가 우리 편이었으면 좋겠다”면서도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그동안 주 씨의 행적과 발언을 살펴볼 때 마침내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취재한 증언에 따르면,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석열씨가 양정철씨와 회동할 무렵에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다”며 “양 씨가 윤 씨를 (언론 보도 외에는) 잘 모르던 시기였기에 주진우 기자가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증언에 따르면, 총 4명이 있었던 이 자리에서 주진우 기자는 윤석열 씨에게 ‘형’으로 호칭하며 양 씨에게 반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또 김 씨는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검언유착 관련 문제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주진우 기자는 추 장관을 찾아가 조언을 한다며 장관이 발동한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가 추 장관의 노여움을 산 일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 전 기자는 김 씨가 제기한 ‘윤석열-양정철’ 회동에 대해 “그런 자리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양정철에게 윤석열 총장을 소개시켜주고, 충성 맹세를 시켰다?”고 물으며 “충성 맹세, 건배, 존재하지 않는 장면, 존재하지 않는 말을 누가 보고 들었다는 것이냐”고 했다.
추 장관을 만나 수사지휘권 발동을 반대하고 따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가 뭐라고요?”라고 반문하며 부인했다. 주 전 기자는 “추미애 장관을 만난 건 6개월 전쯤이다. 그게 마지막 만남이었다. 마지막 대화였다. 7월 초 경기도 모처에게 법무부 장관 업무와 전혀 무관한 일로 10여명의 사람과 함께 만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 모임은 수사지휘권 발동 전이다. 그런 말(수사지휘권 반대)이 나올 이유가 없다.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말미에 주 전 기자는 방송을 정리하다가 카메라 앞으로 돌아와 “용민아, 전화 받아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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