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허가 주요 절차 한꺼번에 진행… 240일→60일로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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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정부 “2월말 접종 시작”
정세균 총리 “치밀하게 준비해 완결하길”
이르면 내달 중순 승인완료 가능성
화이자-모더나, 초저온 유지가 관건… 1분기 냉동고 250대 구비하기로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면서 한국 내 첫 접종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신속한 사용을 위해 통상 8개월 이상 걸리는 행정절차를 2개월 이내로 단축했다. 이번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품목허가와 국가출하승인 등 주요 절차를 병행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간을 더 줄일 방침이다. 전례 없는 심사기간 단축으로 2월 중순경에 허가 및 승인 절차가 끝날 가능성도 있다.

○ 허가심사·출하승인 동시 진행 ‘속도전’

이날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품목허가 및 국가출하승인을 각각 40일, 20일 이내에 마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해외 신약 허가와 승인에는 각각 180일, 60일가량 걸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만큼 평소보다 3, 4배 이상 빠른 속도로 허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국가출하승인은 허가를 받은 백신 완제품에 대해 실제 접종에 들어가기 직전 식약처가 품질을 검수하는 절차다.

식약처는 허가 기간을 줄이기 위해 주요 제약사들로부터 각종 자료를 미리 받아 사전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지난해 10월 6일 비(非)임상 자료에 이어 지난해 12월 18일 품질자료를 제출받았다. 이번에 식약처는 긴급사용승인에 해당하는 특례수입승인이 아닌 정식 허가 심사를 진행한다. 앞서 미국 유럽 등은 긴급사용승인을 거쳐 접종에 들어갔다. 정부는 기간을 단축한 정식 허가 심사를 통해 신속성과 안전성을 모두 충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목표대로 2월 말 접종을 시작하려면 허가 신청으로부터 55일 이내 허가 및 출하승인을 모두 마쳐야 한다. 의료계에선 안정적인 접종 준비를 위해선 2월 중순까지 승인을 마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허가와 승인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거의 전례가 없는 속도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허가와 출하승인 두 가지가 병행되는 기간이 있을 수 있고 또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복잡한 유통·관리 등 후속 절차도 중요

허가와 승인 절차가 신속히 마무리돼도 실제 접종 계획이 치밀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미국처럼 접종이 지연될 수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이 이미 3주 전부터 접종을 시작했지만 사전 준비가 부족해 접종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접종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해 완결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역당국은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 접종에서 영하 70도∼영하 20도의 초저온 유통 과정이 가장 까다로울 걸로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mRNA 백신에 대한 접종센터 준비가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가장 난이도가 있는 사항”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질병청은 초저온 냉동고 약 250대를 1분기에 구비하고, 별도 접종센터 100∼250개를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도입될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은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다. 2∼8도의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mRNA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통이 용이한 셈이다.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은 독성을 없앤 다른 바이러스 유전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 유전 정보를 삽입한 것이다.

우선접종 대상자 순위와 규모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달 내 확정할 계획이다. 정 청장은 “우선접종 대상자 규모와 분류에 대해 계속 정리하고 각 학회,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수렴해 정리하고 있다”며 “치명률이 높은 어르신, 만성질환자, 의료 종사자 등 다른 국가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성규·이지운 기자
#코로나19 백신#접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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