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진영논리 넘어 국익우선주의… 前대통령 정치보복 없을 것
2017년 대선때는 보수 위기 상황, 보수층 결집 위해 독한 말 한 것
풍부한 경험 있어야 국정 운영… 윤석열 지지율 크게 신경 안써
“지역이나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고 능력에 따라서만 인사하겠다. 나라에 이익이 되면 상대 진영, 더불어민주당의 정책도, 사람도 쓸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소수 당이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도 능력 있는 사람을 모시고 올 수 있다”며 “국정운영상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탈당하지 않고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더라도 내각이나 총리로 모실 수 있다”고도 했다. 차기 대통령으로 집권할 경우 민주당이 과반 이상을 점하게 되는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인재 등용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특히 홍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좌우 진영 논리를 벗어나기 위해 국익우선주의를 국정지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되면 최소 분기별로 한 번씩 국정브리핑 기자회견을 열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느 한쪽 편의 대통령 안 될 것”
―집권하더라도 ‘여소야대 국회’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풀어 나갈 복안은….
“(잠시 생각하다) 보수 우파 진영에서 정권교체를 한들 2년 이상 허수아비 대통령이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대통령이 됐을 때 의석수가 약 80석이었다. 그럼에도 정치력으로 나라를 이끌었다. 그런 정치력이 있는 야당 후보는 나밖에 없다.”
―구체적인 방법은….
“좌파 우파, 보수 진보를 넘어서서 국익우선주의로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천명하겠다. 나라 이익을 우선하면 좌파 정책도, 우파 정책도 취할 수 있다.”
―인사도 마찬가지인가.
“당연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영 논리로 편 가르기 정치를 해서 자기 진영 사람이 아무리 잘못해도 감싼다. 나라에 이익이 되면 상대 진영 사람도 쓸 수 있고, 칭찬도 할 수 있다. 나라에 이익이 되면 우리 진영도 처단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국민의 대통령이다.”
―특정 지역이나 진영에서 인사에 대한 불만이 나올 텐데.
“한두 사람 등용한다고 지역이나 진영을 우대하거나 홀대하는 건가. 자기 영달의 문제를 지역이나 진영 전체로 묶어서 얘기하는 건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인사를 어떻게 지역별로 안배를 하나. 능력별 안배를 하겠다.”
―당선되면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
“우리가 상대할 사람은 문 대통령이 아니다. 문 대통령만 극렬히 비난한다고 우리가 대선을 이길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전직 대통령이 잘못이 있어도 국가를 한때 상징한 사람이다.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 “지난 대선 강경보수 이미지, 불가피했다”
―최근 젊은 세대, 호남 등에서 지지율이 올랐는데….
“‘MZ세대’의 특징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솔직 담백한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말을 빙빙 돌리는 걸 아주 싫어한다. 그런 바람과 내 정치가 맞아떨어져 호응을 얻는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지지율 상승이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2040세대의 지지가 내게 몰려들고 있는데 그게 역선택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2040세대와 호남을 포기하고 5060세대와 영남만으로 대선을 승리할 수 있다고 보나? 우리끼리 골목대장 뽑자고 하는 선거가 아니지 않나.”
―2017년 대선에서 굳어진 ‘강경보수’ 이미지는 어떻게 탈피할 건가.
“그때 탄핵으로 보수가 궤멸되고 흩어졌다. 당 지지율이 4%대였다. 흩어진 보수를 끌어모으기 위해 전략적으로 강경보수로 갈 수밖에 없었다. 말도 독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 이 당은 ‘안철수당’으로 흡수됐을 거다.”
―탄핵은 정당한 판단이었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은 두고두고 부끄러운 결정이 될 거다.”
―강경보수 이미지와 맥락이 닿아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사법적 절차에 대한 잘못은 지적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
○ 尹 겨냥 “대통령, 시보 하는 자리 아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정 운영 능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대통령은 풍부한 국정 경험이 있어야 한다. 갑자기 대통령 한다고 와서 ‘1일 1망언 한다’고 언론에 나오는 것도 경험이 없어서다. 대통령 놀이나 대통령 시보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
―국민의힘 내에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세력이 가장 많은데….
“지지율이 떨어지면 썰물처럼 빠져나올 거다. 전혀 신경 안 쓴다.”
―윤 전 총장의 ‘1호 공약’인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황당한 공약이다. 자세히 뜯어보면 문 대통령이 5년 전에 했던 공약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얼마 전에 한 얘기다. 그 두 개를 버무린 공약이지 자기 공약이 아니다. (윤 전 총장의 공약인) 원가주택이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부동산 정책의 기본이나 알고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어이가 없다.”
―그래도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층은 윤 전 총장을 가장 많이 지지한다.
“그 사람들은 내가 후보가 되면 100% 돌아올 사람들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세를 보면 내가 윤 전 총장보다 확장성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당내 경선이 과열되면서 경선 이후 당내 통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2007년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경선에서 BBK와 최태민 사건까지 끌어들여 당이 깨지기 직전까지 갔다. 그래야 국민들이 관심을 갖게 돼 경선이 흥행하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 충분히 검증 안하고 대선 후보로 내보냈다가 1997년, 2002년 대선 때처럼 10년 야당할 수 있다. 당이 깨질 정도로 검증을 해야 한다.
―검증 방법은?
“이준석 대표가 검증 기구를 만들려고 하지만 쉽지 않을 거다. 결국 후보간의 상호 토론으로 자질 검증, 정책능력 검증, 본인과 가족의 도덕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 “‘쌍욕 프레임’, 이재명 가장 편한 상대”
―여권의 경선 구도는 어떻게 보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단일화하면 경선판이 뒤집힐 수도 있다. 그래도 지금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제일 유력하다.
―이 지사를 여권 후보 중 ‘가장 편한 상대’로 밝힌 바 있다.
”나는 26년 정치하면서 ‘막말 프레임’ 하나만 공격받았다. 이 지사는 ‘쌍욕 프레임’에 걸려있다. 국가채무 1000조 원 시대에 이 지사 같은 포퓰리스트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거덜 난다. 국민들이 그런 사람에게 투표할 수 있을까?“
―예전에 ‘문 대통령은 이 지사가 대선 후보 되는 걸 두려워 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 후보가 대통령이 되서 자신이 수사를 받으면 정치보복을 주장할 수 있지만, 이 지사가 되면 정치보복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보다 이 지사가 무서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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