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 어제 밤9시 이미 1만2000명 넘어
당국 “오미크론 비율 2, 3주내 90%… 내달 하루 확진 3만명 넘을수도”
먹는 치료제, 50세부터 투약 검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일 1만 명대 중반으로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발생한 확진자가 1만2000명을 넘어섰다. 26일 오전 발표되는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40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18일 4072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를 겪으며 일주일 만인 25일(8571명) 두 배로 뛰었다. 그리고 하루 만에 또 5000명가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짧은 기간에 2배로 늘어난 ‘더블링’ 현상이 국내에서도 현실화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정도 속도면 해외와 비슷하거나 빠르다. 방역 무용론이 나오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아직 시작 단계란 점이다. 방역당국은 2, 3주 안에 오미크론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월 내에 하루 2만∼3만 명 혹은 그 이상의 일일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확진자 수) 하루 10만∼20만 명 예측은 아주 비관적인 사람들이 보는 것”이라며 “정부와 같이 일하는 전문가들은 3만 명 정도를 정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을 50세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먹는 치료제 처방 연령은 60세 이상이다.
방역당국은 26일부터 광주, 전남, 경기 평택시, 안성시 등 4개 지역에서 오미크론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선별진료소에서 누구나 받을 수 있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고위험군에 대해서만 우선 실시된다. 무증상 또는 경증 의심환자는 자가진단키트 검사 후 양성이 나올 때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오미크론 대응 체계를 설 연휴 이후 전국에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비율은 25일 오후 3시 현재 50.1%로 집계됐다.
재택치료자 격리 오늘부터 10일→7일
[오미크론 급속 확산] ‘우세종 오미크론’ 대응 새 방역지침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맞춰 정부가 변경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들이 26일부터 적용된다. 일부 지침은 전국적으로, 일부는 오미크론 우세 지역 4곳에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시민들은 활동 지역과 백신 접종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는 지침을 숙지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26일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기존 재택치료자는 7일간 건강관리를 받은 뒤 3일 추가 격리까지 총 10일을 격리해 왔다.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재택치료자 건강 모니터링 횟수도 기존 하루 2, 3회에서 1, 2회로 줄이기로 했다. 지자체에 경증 환자 관리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확진자는 자가 격리 7일을 한 뒤 3일 동안 자율적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자율격리’ 기간을 갖는다. 자율격리 기간에는 지금과 달리 별도의 이탈 확인 점검을 하지 않는다. 최종균 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반장은 “그동안 격리된 500만 명의 이탈률이 0.1%에 불과했다”며 “별도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자율격리가 잘 준수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광주, 전남, 경기 평택시, 안성시 등 4개 지역은 26일부터 오미크론 대응 체계가 먼저 적용된다. 선별진료소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에게 우선 실시된다. 일반 의심환자들은 자택, 선별진료소,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에서 자가진단키트 또는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실시하고 양성이 나왔을 때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동네 의원에서도 코로나19 진료가 가능해진다. 안성시는 코로나19 환자와 동네 의사를 일대일로 연결해 관리하는 ‘코로나 주치의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 하루를 앞둔 25일까지도 세부지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자체들은 선별진료소의 별도 자가진단키트 사용 공간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신속항원검사가 진행되는 호흡기전담클리닉 가운데는 자가진단키트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도 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이 동네 의원에 몰리면서 코로나19가 아닌 일반 환자와 동선이 겹치는 등 감염 우려도 있다.
의료계 일부에선 국내 PCR 검사 여력이 하루 80만 건 정도로, 실제 검사 건수 대비 30만 건 정도 남는 만큼 기존 검사 방식을 당분간 유지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 검사 대신 PCR 검사 역량을 하루 150만 건까지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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