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낙연, 당에 쓴소리 “큰절 한다고 잘 봐주나…신뢰 회복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7일 13시 44분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비공개 회의에서 당 향해 쓴 소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세버스 사망자 빈소를 조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2.16/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세버스 사망자 빈소를 조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2.16/뉴스1
“큰절 한다고 사람들이 잘 봐줍니까. 한결 같은 모습으로 가서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대선 공식선거운동 시작 이틀 만에 당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 이 위원장은 16일 비공개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현실의 냉엄함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며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광주 5·18광장에서 열린 광주·전남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하는 등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15일) 유세장 세 곳을 다녀 봤다”며 “한 곳에선 아스팔트 위에서 큰 절로 사과를 하고, 다른 쪽에선 율동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억지인 부분”이라며 “좀 한결 같은 모습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큰 절은 우리 예법상 실내 인사”라며 “언제부터 노상에서 큰 절을 했고, 그런다고 사람들이 잘 봐줘야지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쓴 소리를 이어갔다. 이 위원장은 “사회자가 큰 절 (하라고) 그러면 (참석자들이) 거부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전날 광주전남 선대위 출정식에서 이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 전원이 길에서 큰 절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선거철마다 되풀이하는 큰 절이 자칫 진정성 없는 구태 세러모니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선대위 본격 등판 직후부터 당 내 기강을 다잡는 ‘군기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논란이 일었을 때도 이 위원장이 먼저 기자들과 만나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국민 공개 사과의 물꼬를 텄다.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1일 CBS라디오에서 “김 씨의 대국민 공개 사과는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제안했다”며 “상당히 심각하다고 판단해, 일부 사실이 아닌 게 있거나 억울한 게 있어도 ‘국민들에게 눈높이에 맞춰서 사과하자’고 됐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은 여당 인사들을 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9일 참석한 선대위 첫 회의에서 “SNS에 쓸데없는 말을 적을 거면 안 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논란성 글들을 언급하며 “이런 식으로 하면 선거 망하자는 얘기”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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