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4일 日서 쿼드 정상회의 개최… 바이든, 23일 또는 25일 방한 유력
성사 땐 취임 2주만에 초고속 회담… 역대 한국 대통령 중 가장 빨리 열려
한미관계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 북한 핵실험 대응 방향도 조율 전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다음 달 24일 전후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10일 취임하는 윤 당선인이 대략 2주 만에 미 정상과 만난다는 의미로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빨리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
양국은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키는 등 윤 당선인이 그동안 강조해 온 ‘동맹 재건’ 관련 의제를 집중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 역대 가장 빠른 한미 정상회담 성사 전망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일본에서 다음 달 24일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가 24일 일본에서 열린다는 것. 백악관은 이날 화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이 늦은 봄 일본 도쿄에서 열릴 쿼드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을 고대했다”고 밝혀 5월 말 쿼드 정상회의를 기정사실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일본을 방문한다면 이를 전후해 방한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쿼드 정상회의 일정이 언제 잡히느냐가 문제였지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訪日) 시 방한은 예고된 수순”이라고 밝혔다. 7박 8일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 당선인 측 한미정책협의대표단도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측은 정상회담의 조기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24일 쿼드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한미 정상회담 일자는 23일 또는 25일이 유력하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에 앞서 방한해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앞서 올지 뒤에 올지 확률은 반반”이라며 “바이든 대통령 일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만 했다.
23일이든 25일이든 바이든 대통령이 온다면 역대 한국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초고속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이 아닌 서울에서 열리는 것도 1993년 7월 김영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간 회동 이후 29년 만이다.
○ 동맹 격상 방안 등 집중 논의할 듯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윤 당선인 취임 직후인 만큼 한미 정상은 신뢰를 쌓고 한미 동맹 중요성을 확인하는 의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일단 한미동맹이란 큰 틀에서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다르지 않은 만큼 분위기가 훈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원장도 “양국 정상이 서로 믿고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는 상견례로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하는 기본 방향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협의하는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등 논의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대북 대응 방향도 집중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중국을 의식해 쿼드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미국 주도 경제·안보 협력체 참여에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 외교가에선 윤 당선인이 이러한 협력체에 공개적으로 긍정적 언급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급망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중국 견제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큰 만큼 윤 당선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아직 회담 일자도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5월 말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간을 쪼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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