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동향 알고도 늦게 발표한 합참… 괌 당국이 먼저 알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7일 14시 04분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미국령 괌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한국 군 당국보다 먼저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 사실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발사동향을 포착하고도 하루 늦게 발표한 가운데 괌 당국은 한국 정부 발표보다 6시간 이상 빨리 북한의 시험발사를 알린 것. 이에 따라 정부의 늑장 공개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괌 국토안보·민방위 사무국(GHS/OCD)는 이날 오전 1시 반(한국시간 오전 0시30분) 성명을 내고 “북한에서 미상 발사체가 발사됐다는 보고를 포함한 역내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괌 당국은 “이번 발사가 괌이나 북마리아나 제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거리에 있는 괌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미군 당국의 정보를 토대로 괌 인근 지역에 위협이 되는지 알리고 있다. 북한은 2017년 8월 “ 화성-12형 4발의 동시발사로 진행하는 괌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괌 당국은 한미 군 당국보다 먼저 북한 시험발사를 발표한 경위에 대한 질의에 “추가 확인이 있을 때까지 앞서 성명을 철회한다”면서도 “(괌 당국은) 공지 전 모든 정보가 제대로 수신됐는지 확실히 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리아나 제도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는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한미 군 당국 발표에 앞서 내놓은 성명을 철회한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시험발사로 인한 괌 인근 지역에 대한 위협 평가는 유지한 것이다.

괌 당국의 이번 북한 시험발사 공지는 합참이 이날 오전 7시 46분경 “우리 군이 어제 오후 6시경 북한이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발표한 것보다 6시간 이상 빨랐다.

합참이 북한의 시험발사를 포착하고도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발표 이후 하루 늦게 공지한 것을 두고 늑장공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북한의 발사 동향과 관련해 한미 연합으로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다”며 “발사 직후 군과 정보기관, 국가안보실간 긴급회의를 통해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하루 늦게 북한 시험발사를 발표한 것이 군 당국과 청와대의 조율에 따른 것이라는 의미다.

미 국방부는 북한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이 장거리 포 체계(atillery system) 시험을 진행했다는 북한의 발표를 인지하고 있다”며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력 아래 모든 활동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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