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의 한 은행에서 육안으로 봐도 크기가 다른 오만원권이 발견됐다. ‘위폐’ 소동이 벌어졌으나 판별 결과 ‘진폐’였으며, 손 소독제가 원인일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은행권과 울산방송(U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울산 울주군의 한 은행에서 위조지폐로 의심되는 오만원권 한 장이 발견됐다.
보통의 지폐보다 3mm 정도 큰 오만원권이 나온건데, 맨 눈으로 봐도 확연히 길었다. 은행원이 지폐 계수기에 오만원권 뭉치를 넣어봐도 해당 지폐만 따로 걸러졌다.
처음 이상함을 감지한 사람은 30년 경력의 은행원으로, 해당 은행원(과장)은 “습관적으로 돈을 맞춰서 딱 묶었을 때 3mm 정도 안 맞더라. 지금까지 제가 매일매일 돈을 세지만 크기가 안 맞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라고 UBC에 말했다.
한국은행이 판별해본 결과 이 돈은 진짜 지폐였다. 원인은 손 소독제로 추정됐다.
섬유 재질인 지폐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크기가 늘거나 줄어들 수 있는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손 소독제 사용이 많아지면서 이런 사례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손 소독제로 돈을 닦으면서 돈의 크기가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전남 영암군에서 조의금으로 들어온 오만원권이 보통 지폐보다 크기가 작다는 위폐 오인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손소독제) 글리세린 성분이 약간 수분을 유지하고 있는 성분이 있어서, (지폐가)조금 늘어날 수 있다. 많이 늘어나면 한 5mm 정도까지도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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