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남부지방에서는 침수·화재·정전 등 피해가 속출한 데 반해 간접 영향권이었던 중부지방에서는 ‘우려했던 것보다 약했다’는 반응이 나온 것을 두고 전문가는 “태풍 영역 안 모든 곳에서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6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태풍 안에는 ‘핫타워’(Hot Tower)라고 해서 상승 기류가 강하게 발달해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부분이 있다”며 “이것이 차지하는 면적은 태풍 전체 면적 중 약 3%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름이 매우 높은 데까지 왕성하게 발달하는 핫타워를 중심으로 최대 풍속, 최대 강우량이 어떻게 되는지 얘기한다”며 “그래서 태풍이 지나고 나면 ‘기상청에서 과다 예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번 태풍 무서웠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훨씬 많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핫타워에 속한 곳은 ‘무서웠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산의 피해도 컸다”며 “제주도 산간 지방, 지리산에도 300㎜ 이상 비가 왔다. 그런 곳에서는 피해가 작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피해가 작았다는 얘기를 꺼내기도 상당히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6시 거제도 쪽으로 태풍이 올라올 때 보면 당초 예상보다 강도가 한 단계 낮은 ‘낮은 강’ 정도이고 규모도 ‘중형’ 정도로 줄어들어 있었다”며 “서울, 수도권은 강풍대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그런(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태풍의 규모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태풍이) 육지에 상륙할 때 중심기압이 950hPa(헥토파스칼)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태풍 ‘매미’나 예전 ‘사라’ 태풍 때보다도 중심기압이 낮은 수준”이라며 “실제로는 965hPa 정도였기 때문에 풍속도 10㎧ 정도 더 약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약해진 이유에 대해서는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올 동안 남쪽 해상에서 파고가 높은 데는 약 30m 가까이 됐다. 즉, 태풍이 지나올 때 바닷물이 깊은 곳하고 혼합이 일어났다는 얘기”라며 “심층에 있던 바닷물이 많이 올라와 혼합되면서 수온이 내려가고 수증기도 덜 발생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교수는 “아직 태풍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며 “지금 남쪽의 일기도를 보면 힌남노가 생겼던 그 위치에서 열대저기압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달 9~10일경에도 열대저기압이 태풍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월 하순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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