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령부가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에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con)을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치콘’은 북한의 도발 징후 등 군사활동을 추적하는 감시 태세다. 1~5단계로 이뤄져 있고, 북한의 도발 징후가 고조될수록 숫자가 낮아진다.
워치콘의 격상 여부는 한미 정보 작전관계자들의 북한 위협 수준 및 잠재적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한미연합사령관이 결정한다. 군 소식통은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직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이 김명수 합참의장 등과 협의 후 워치콘을 격상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미연합사는 평소에는 워치콘 3~4단계를 유지해 왔지만, 비상계엄 선포 직후 2~3단계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구체적인 격상 단계와 현재까지 유지하는지는 대북 보안상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워치콘이 격상되면 정찰위성과 유·무인 정찰기 등 주요 대북 감시 자산의 정찰 횟수와 강도가 대폭 강화된다. 한미 정보 분석 요원도 증강 투입해 북한 지휘부와 미사일·방사포 부대 등 주요 대남타격 전력의 동향을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파악 분석하게 된다.
군은 과거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임박했거나 2015년 8월 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 당시 워치콘을 격상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한국의 혼란기를 틈타 북한이 중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면서도 “현재까지 북한의 도발 임박 징후는 포착되지 않은 걸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비상 계엄선포 사태 이후로도 대북 방어태세인 ‘데프콘(DEFCON)’은 평시 수준(4단계)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퇴 후 내란 혐의로 긴급 체포되고, 계엄군을 출동시킨 주요 작전 지휘관들이 줄줄이 직무정지되면서 유사시 대북 방어와 작전지휘에 차질이 초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은 북한의 오판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김명수 합참의장(대장)은 연일 합참 지휘부와 일선 작전부대에 지금이야말로 군이 국가안보의 ‘최후 보루’로서 대비테세에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김 의장은 예하 작전 부대 지휘관에게 북한이 작금의 혼란기를 ‘도발 적기’로 오판하고, 국민과 우리 영토를 위협할 경우 즉각적이고 강력히 응징할 것을 누차 지시했다”고 전했다.
군 작전 최고 지휘관으로서 비상계엄 사태 여파를 틈타 북한이 군사적 모험을 시도할 경우 뼈저리게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또 김 의장은 계엄 사태 이후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와 수시로 공조 통화를 가져. 군 소식통은 “휴전선 일대 등 최전방의 북한군 동향과 핵 미사일 도발 징후 여부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걸로 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