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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한 스푼

미술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창의성의 이야기로 한 스푼의 영감을 채워드립니다.

영감 한 스푼
  • AI는 정말로 예술가를 위협할까?[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오늘은 제가 약 두 달전 기사로 썼었던, 그러나 구독자 분들과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AI가 만든 예술 작품에 관한 논쟁입니다.올해 9월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역 미술 공모전에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그림이 1등상을 수상했는데, 작가가 AI를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논란이 되었습니다.작가는 ‘미드저니를 이용했다’고 작품 설명에서 밝혔지만, 이것이 AI 프로그램임을 알아보지 못한 심사위원들은 직접 그린 그림인 줄 알고 상을 준 것입니다. 이를 두고 ‘예술적 기교(artistry)의 죽음이다!’라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는데요. 정말 그럴까요?오늘은 제 생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여러분도 읽어보시고 의견 보내주세요.단 한 번의 붓터치도 없이 만들어진 그림AI로 어떻게 그림을 그리나?: 수상을 둘러싼 논란을 다루기 전에, AI 프로그램이 그림을 만들어주는 방법을 알아보겠

    • 202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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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란 속에서 중심을 잡는 법-세잔의 산② [영감 한 스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지난주에는 세잔이 어떤 방식으로 ‘마음의 산’을 표현했는지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이런 세잔의 예술이 어떤 시대적 맥락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살면서 믿었던 무언가가 무너졌을 때, 내가 알던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을 때. 사람은 엄청난 혼란과 불안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 다음은 좌절, 분노, 허탈함, 고통과 같은 감정이 밀려오죠. 이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면 혼란은 덫처럼 나를 옭아매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이럴 때 현명한 해결책은 무엇일까요?어떤 사람은 행운이 찾아와 모든 것이 마법처럼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거나 무언가에 열심히 몰두하면 해결이 이뤄진다고 믿기도 합니다. 과거 사람들은 신에게 무언가를 바쳐서 노여움을 달래면 혼란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도 했죠.그러나 가장 정확한 길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거기서 해결책을 찾는 일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에는 심리 상담이나 명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

    • 20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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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세상, 화가는 산 앞에서 ‘나’를 마주했다[영감 한 스푼]

    1906년 10월 어느 날. 예순일곱 살 화가 폴 세잔은 늘 그랬듯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태풍이 몰아쳤고, 화가는 급히 짐을 챙겨 이동합니다. 그러나 화구와 캔버스, 이젤을 지고 가기에 비바람은 너무 거셌습니다. 집으로 향하던 화가는 결국 길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산을 마주하다 죽고 싶었던 화가몇 시간이 지나 쓰러진 채 발견된 그는 마차에 실려 집으로 옵니다. 의사는 감기에 걸렸을 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킵니다. 다음 날 화가는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다시 심하게 앓은 후 침대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다 세상을 떠나는 것은 화가가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잔은 프랑스어로 ‘대상을 마주한 채(sur le motif)’ 죽고 싶다고 말했답니다. ‘Sur le motif’라는 프랑스어는 당시 인상파 화가들이 과거의 그림이 아닌 실제 풍경과 일상을 그리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

    •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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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의 아픔, 예술로 달랬다는 브래드 피트의 작품[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오늘은 한국에서도 얼마 전까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곤 했던 ‘연예인 예술가’에 관한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가 음악가 닉 케이브, 조각가 토마스 하우즈아고와 함께 그룹전을 핀란드 미술관에서 열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전시를 하게 되었는지, 또 어떤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다음은 영국 런던에서 반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에 기후 위기 시위대가 토마토 수프를 끼얹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소식입니다. 기후 위기 대응 단체는 “현실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환경에서 이번처럼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영감한스푼 미리보기●브래드 피트는 안젤리나 졸리와 이혼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것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작품을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그의 말대로 작품 속에는 총알이 날아다니는 집, 머리를 좁은 틈에 끼워넣고 있는 사람, 서로 총을 겨눈 인물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처럼 많은 연예인 예술가들은 셀러브리티로서 말못할

    • 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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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기말 도시의 삐뚤어진 욕망, 치부를 드러내다[영감 한 스푼]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에서 오스트리아 작가 에곤 실레(1890∼1918) 작품을 보려는 관객이 몰렸었죠. 저도 사람들 틈에 끼어 작품을 감상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유명한 에곤 실레가 그린 것이 아니라면 이 그림들을 예술로 볼 사람은 얼마나 될까?” 너무 삐딱한 생각인가요? 그래도 상상을 더 전개해 보겠습니다. 한국의 이름 모를 누군가가 그렸다고 한다면, ‘이 작가 변태 아니야?’라는 반응도 분명히 나왔겠죠. 그런 의견이 모이면 선정성 논란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실레는 왜 그렇게 적나라한 누드를 그렸을까요? 그 누드는 왜 시대를 보여주는 좋은 예술로 인정받는 것일까요? 답을 찾기 위해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지금 봐도 노골적인 실레의 누드 은밀한 공간에 있는 듯 과감한 포즈, 관객을 똑바로 쳐다보는 눈빛, 그리고 빨갛게 칠해진 성기. 실레의 작품은 21세기 서울에서 봐도 과감하고 노골적입니다. 과거 오스트리아에서도 실레의 작품을 인정한 것은

    •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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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곤 실레는 왜 누드를 그렸을까?[영감 한 스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한 달에 한 번, 20세기 현대미술을 돌아보는 시리즈 ‘영감한스푼 클래식’을 발송해드립니다. 난해하고 불편하게 여겨지는 현대미술은 알고보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사회나 역사와 뗄 수 없는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치기와 기상천외한 태도로 생겨난 것 같은 현대미술도, 자세히 뜯어보면 그렇게 생겨나게 된 이유와 맥락이 있답니다. ‘영감한스푼 클래식’은 현대미술 작품들이 왜 그런 방식으로 생겨나게 되었는지, 시대와 역사적 맥락에서 작품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예술이

    •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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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립자는 어떤 작품을 소장했을까?[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이크로소프트를 빌 게이츠와 함께 창업했던 폴 앨런을 아시나요? 미국 워싱턴의 명문 사립학교인 레이크사이드스쿨에서 빌 게이츠를 만나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지만 1982년 호지킨병(혈액암의 일종)에 걸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인물입니다. 그 후에는 스포츠, 음악, 우주,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며 사업가로 영향력을 발휘했는데요. 2018년 세상을 떠난 그의 예술 컬렉션이 자선 경매에 나왔는데, ‘500년 미술사를 담았다‘라고 할 정도로 화려합니다. 같이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또 독일 미술가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뮌헨 미술관에서 ‘히틀러가 좋아했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며 공개서한을 통해 항의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드립니다.영감한스푼 미리보기◆ 억만장자는 왜 예술 작품을 모았을까?…경매에서 공개되는 폴 앨런 컬렉션: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자 수십조대 재산을 갖고 있었던 자산가 폴 앨런의 컬렉션이 11월 크리스티 자선 경매에 공개됩니다. 컴퓨터 프로그래

    •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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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바속촉’형 인간이 사진기를 놓지 않은 이유[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김태언 기자입니다.시작 전 한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다정한 느낌을 풍기는 글, 그림, 사진, 영상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괜스레 그 작가를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뜻하지 않게 작가를 만나게 됐습니다. 신난 마음에 말을 걸었는데, 생각보다 무심합니다. 이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뭐지? 내가 마음에 안 드나?’‘내가 잘못 판단했군. 별로네.’‘속았다. 작품은 꾸며낸 건가?’여러 가지 감정이 들 겁니다. 그런데 더 호기심이 생긴 분은 없으셨나요? 전 어떤 이와 그가 표현해낸 무언가 사이에 괴리가 있을 때 ‘더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괜한 오기였을 수도 있습니다.제가 이상하게 느껴지신다면, 오늘 레터를 천천히 읽어봐 주세요.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있었던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는 냉정하고도 다정한, 쉽게 단정 짓기 어려운 인물입니다.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방법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방법1. 보모로 일해 온 비

    • 20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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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치아 가장 화려한 궁전에 펼친 회색빛 폐허[영감 한 스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관문과도 같은 산마르코 광장에 가면 1340년 지어져 베네치아 총독 관저로 쓰였던 두칼레 궁전이 있습니다. 여행자의 도시 베네치아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유명한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건넜다는 ‘탄식의 다리’가 여기에 있죠. 가장 베네치아다운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이 궁전에는 티치아노, 틴토레토, 베로네세 같은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곳에 처음으로 현대미술가가 대규모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미술가 안젤름 키퍼(77)입니다. 키퍼는 이 궁전에서 두 번째로 큰 ‘스크루티니오의 방’에 무엇을 펼쳐 보였을까요? 키퍼는 화려한 금박 장식 천장화로 가득한 스크루티니오의 방 네 벽을 엄청나게 큰 회화로 뒤덮었습니다. 그림들은 불에 그슬린 듯 어두운 톤이 주를 이룹니다. 그 속에는 사람은 없이 텅 빈 옷, 자전거, 마차가 유령처럼 허공을 떠다닙니다. 공허함을 극대화하는 것은 회색 덩굴에 둘러싸인 관입니다. 힘없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빛

    •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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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뚱뚱이 모니터가 빠지면, 작품이 달라질까요? [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지난주, 백남준(1932~2006)의 ‘다다익선’이 4년 만에 재가동됐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중심을 지키던 다다익선에 드디어 불이 들어오게 된 거죠. 2018년, 다다익선은 일부 모니터가 고장 나 가동이 중단됐고 이듬해부터 복원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 복원 과정이 어땠는지 담당 학예연구사를 만나 들어봤습니다.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미디어아트 소장품들의 보존 방법은 어떤지도 살펴봅니다. 미디어아트 작품을 주로 소장하는 기관에는 대개 테크니션(기술자)이 있습니다. 이들만 있으면 만사형통일까요? 미디어아트를 주로 담당하는 큐레이터와 미술관은 무엇 때문에 고군분투 중인 걸까요? 확인하러 가봅시다. 4년 만에 깨어난 다다익선, “인공호흡기 단 상태” 1988년 9월 15일, 다다익선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난 올해 같은 날, 다다익선은 약 4년 만에 재가동됐죠. 하지만 점등한 지 5분 만에 모니터 1대가 꺼지는 등

    • 20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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