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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지금 내 옆에 누가 있어주면 좋을 텐데”

    3·9대선에서 열차 유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후보들은 열차로 이동하거나 주요 열차 노선을 따라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에서도 열차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한번에 여러 지역을 훑으며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을 ‘간이역 유세(whistle stop tour)’라고 부르기도 하죠. △“The train conductor might leave me behind.”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스터 암트랙(전미여객철도공사)’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차 사랑이 지극합니다. 2020년 대선 때 오하이오 기차역에서 내려 유세를 벌이다가 “기관사가 나를 두고 가버리겠다”며 바삐 연설을 마치고 열차에 올랐습니다. 암트랙의 철저한 운행 시간 준수를 이런 식의 농담으로 풀어낸 것이죠. 사람이나 물건을 두고 떠나는 것을 ‘뒤에 남기다(leave behind)’라고 합니다. △“You can judge a man by the company he keeps. I‘m keeping p

    •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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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입 다물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불거진 중국의 편파 판정과 ‘한복 논란’ 등으로 반중(反中) 감정이 뜨겁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택한 미국도 이번 올림픽에 대한 반감이 누구보다 강합니다. △“American athletes should bite their tongue before criticizing human rights violations in China.”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수차례에 걸쳐 자국 선수단에 “중국에서 입조심을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선수들이 현지에서 중국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신변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중국 인권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온 펠로시 의장이 자제를 당부할 정도니 이번 올림픽의 공정성과 자유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습니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는 것을 ‘혀를 깨문다(bite the tongue)’고 합니다

    • 20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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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그는 변변치 않은 실력의 소유자로 판명됐어”

    얼마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기자에게 혼잣말로 욕설을 하는 장면이 방송돼 논란이 됐습니다. 공개하고 싶지 않은 발언이 마이크를 통해 고스란히 알려지는 상황을 ‘뜨거운 마이크의 순간(hot mic moment)’이라고 합니다. ‘뜨거운 마이크’의 사례들을 알아봤습니다. △“He is a major-league asshole.” 200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딕 체니 전 부통령과 함께 대선 유세 중에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뉴욕타임스 기자를 향해 “메이저리그급 나쁜 ×”이라는 욕설을 했습니다. ‘메이저리그’는 미국 프로야구 리그를 가리키는 고유명사이기도 하지만 여기서처럼 ‘중대한’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욕설이 알려진 뒤 사과는커녕 당당한 모습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습니다. “나 솔직한 사람이야(I’m a plainspoken fellow)”라고 말했죠. △“It‘s important for him to gi

    •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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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내일 다시 보자”

    최근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까지 위협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긴박한 대응을 알아봤습니다. △The US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Japan remains ironclad. 주한미군을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4차례 미사일 발사 때마다 규탄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성명들은 모두 ‘아이언클래드(ironclad)’라는 단어로 끝을 맺었습니다.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한국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할 때도 이 단어를 썼습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안보 의지를 보여줄 때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강철(iron)’과 ‘덮개(clad)’의 합성어로, 약속이나 계약 규칙 등의 불변성을 의미합니다. △“Member states risk providing a blank check for the DPRK regime to ad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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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희망을 가져. 내일 일은 아무도 몰라”

    미국에서 사람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습니다. 이번 수술에 대해 “breakthrough(돌파구)” “watershed(분수령)” “incredible achievement(믿기 힘든 업적)”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술을 성공시킨 메릴랜드대 의대 연구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에 얽힌 뒷얘기를 공개했습니다. △“Well, will I oink?” 수술 전 의료진은 환자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받겠느냐”고 물은 뒤 반응을 살폈다고 합니다. 돼지 심장 이식은 첫 시도이고, 돼지의 의료적 사용이 주는 이미지가 좋지 않아 환자가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대답은 “음, (수술을 받게 되면) 내가 꿀꿀 소리를 내게 되는 건가요?”였다고 합니다. 환자는 이런 농담으로 수술대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죠. 동물 소리를 표현하는 의성어는 한국어와 영어에서 크게 다릅니다. 돼지의 ‘꿀꿀’ 소리는 영어로 ‘오잉크(oink)’라고 합니다. 개의 ‘멍멍’은

    •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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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포기하지 마. 너는 목표에 거의 도달했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2024년 재선에 성공한다면 미국은 82세 대통령을 맞게 됩니다. 대통령은 진취적으로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고령(高齡)은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고령으로 대권에 도전한 정치인들의 ‘나이 문제 대응법’을 알아봤습니다. △“I‘m a great respecter of fate.”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운명론을 꺼내들었습니다. 자신을 ‘운명을 존중하는 사람(respecter of fate)’이라고 했습니다. 고령이지만 또 한 번의 대통령 도전이 운명이라면 순응하겠다는 뜻입니다. ‘respect(존경하다)’의 명사형인 ‘respecter’는 재미있는 단어입니다. 좋게 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존중하다’는 뜻이고, 뒤집어 보면 ‘차별하다(가리다)’는 뜻이 됩니다. 후자의 경우는 ‘no respecter of persons(사람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적용된다)’라는 관용어로 많이 쓰

    •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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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이루기 전까지는 불가능해 보인다”

    “Don′t be afraid to give up the good to go for the great.”(좋음을 포기하고 위대함을 향해 나아가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 세계적인 명사와 현인들의 새해 덕담을 준비했습니다. 새해에도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과 다른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면 한 번쯤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한 삶의 지혜입니다. △“It always seems impossible until it′s done.” “이루기 전까지는 언제나 불가능하게 보인다.” ‘살면서 부딪히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교훈입니다.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적인 존재가 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남긴 말입니다. 그가 종신형을 받고 27년간 감옥에서 지내면서 지지자들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나온 구절입니다. △“Don′t be afraid to give up the good to go for the great.” “좋음을 포기하고, 위대함을

    •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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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당신에게 맞는 속도로 성장하라”

    연말입니다. 여느 때 같으면 가족 친구들이 모인 흥겨운 분위기겠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미국인들의 ‘코로나 연말’ 표정을 들여다봤습니다. △“We‘re all making a Sophie’s choice in this moment.” 고향 방문을 위해 인디애나폴리스 공항에서 대기 중인 멀리사 씨는 “지금 이 순간 모두가 소피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고향 부모님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비행기에 오르는 것을 주저합니다. 하지만 확실치 않은 전염 가능성 때문에 방문을 포기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타당한 두 가지 옵션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이라고 합니다.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로 잘 알려졌지만 원래 윌리엄 스타이런이라는 미국 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소설입니다. 워낙 유명한 소설과 영화 제목이어서 미국인들의 일반 대화에 “소피의 선택”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

    •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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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사람을 너무 잘 믿어서 탈이야”[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얼마 전 미국의 존경받는 정치인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이 별세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정계에 진출해 세 차례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던 그의 별세 소식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Let’s be honest. Bob Dole was always honest sometimes to a fault.” 조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20여 분에 걸쳐 매우 긴 추모사를 낭독했습니다. 함께 의회를 누비며 우정을 쌓아온 오랜 정치 지기의 별세 소식에 침통한 모습이었습니다. 추모사 중에서 조문객들의 웃음을 자아낸 대목이 있습니다. “우리 솔직히 말하자. 밥 돌은 언제나 솔직한 사람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사람의 좋은 성격을 나타내는 형용사 뒤에 붙은 ‘to a fault’는 ‘결점이 될 때까지’, 즉 과한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돌 전 의원의 솔직함에 대해 흉을 보려는 의도가 아니라 매우 고결한 성품이었다는 것을 강조

    •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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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휴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동참 여부를 결정하느라 분주합니다. △“U.S. diplomatic representation would treat these Games as business as usual. And we simply can’t do that.”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보이콧 결정을 발표하면서 ‘business as usual’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사용했습니다. ‘Business’와 ‘as usual(늘 그렇듯이)’이 결합돼 ‘평상시처럼’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미국이 외교사절단을 보낸다면 그건 이번 올림픽을 여느 올림픽과 다를 바 없이 대우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정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미국의 DNA 속에 인권이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이라는 후속 설명이 이어집니다. ‘건국이념에 반하는 일은 할 수 없다’는 미국의 의지를 거창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고 쉬운 단

    •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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