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화가 이중섭과 그의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의 사랑 이야기는, 이중섭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두 사람은 7년을 부부로 지냈고, 이중섭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야마모토 여사는 두 아들과 함께 70년을 살다 지난해 작고했습니다. 8월 13일이 야마모토 여사의 별세 1주기였답니다.그런 야마모토 여사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일본에서 책으로 출간한 신문 기자가 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의 정치부 기자 오누키 도모코입니다. 일본어로는 ‘사랑을 그린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펴낸 그녀의 책은 2020년 한국에 관한 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쇼가쿠칸 논픽션 대상을 받았습니다.이 책이 최근 ‘이중섭, 그 사람’(혜화1117)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번역 출간됐습니다. 그녀를 만나 이중섭에 관한 책을 쓰게 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그녀를 만나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은, ‘왜 이중섭에게 매료되어 책을 쓰셨나요?’였습니다.그런데 그 질문을 하기 전에 또 다른 이중
영국의 새로운 국왕인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올 5월 6일 성대히 거행되었습니다. 사실 ‘찰스’라는 이름은 영국에서 그리 반가운 이름이 아닙니다. 찰스 1세는 영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하들에게 붙잡혀 반역죄로 처형당한 비운의 국왕입니다. 아들 찰스 2세는 폐위와 암살 위협에 시달리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죠. 찰스 2세 이후 오랜만에 찰스라는 이름의 국왕이 등장했습니다. 이를 기념해 역대 찰스 왕들의 미술 세계를 초상화와 엮어 읽어 보겠습니다.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 후계자가 없었던 엘리자베스 1세의 뒤를 이은 제임스 1세는 원래 스코틀랜드 국왕이었는데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왕위까지 물려받아 최초로 영국 통합 군주가 됩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인 찰스 1세는 강력한 권력을 손에 쥐지 못했고, 이를 위해 이미지 메이킹을 묘안으로 내세웁니다. 여기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찰스 1세는 어릴 때부터 병약해 160cm도 안 될 만큼 키가 작았고, 성격마저 내성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위대하게 그
여러분 안녕하세요?미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2016년부터 시작돼 7권까지 발간되고 30만 명이 본 미술 교양서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현재 8권 바로크편을 집필하고 계신 저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님께서,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계기로 ‘난처한 미술이야기’ 특별판을 출간하셨는데요.바로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에 얽힌 사회와 역사의 맥락을 자세히 소개한 ‘난처한 미술이야기: 내셔널갤러리 특별판’입니다.양 교수님은 한국예술연구소장, 한국미술사교육학회장 등을 역임하고 미 존스홉킨스대와 메릴랜드 미술대학에서 방문 교수로 미술사를 연구하는 등 학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다락방에서 발견한 백과사전 삽화에 마음을 빼앗긴 후 미술을 운명이라 믿었고,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런던대(UCL)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죠.영국 유학 시절 수시로 찾았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주도에 있는 ‘포도뮤지엄’에 가면 음악가 나이트오프(이이언, 이능룡)이 노래를 만들고 미술가 최수진이 영상을 만든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들을 수 있답니다. 1년 전에 완성되어 미술관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이 음악과 영상이 최근 유튜브와 음원으로도 공개되었습니다. 목탄으로 그려 지우개로 지운 흔적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드로잉은 따스한 손을 떠올리게 하고, 나이트오프의 가사와 음악은 소외된 모든 사람들을 어루만지려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이들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최수진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오늘은 ‘영감 한 스푼’에 새로운 맛을 더해줄 게스트 필자를 모셨습니다. 큐레이터, 통번역자,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용님께서 올해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의 유쾌한 전시들을 감상한 소감을 들려드립니다.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재용님이 ‘우리 한국의 전시들도 이렇게 농담도 하고 어깨에 힘을 뺐으면 좋겠다’며 나눈 이야기에서 이 뉴스레터는 시작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아래에서 만나보세요 :)(*게스트 필자의 견해는 본 뉴스레터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비엔날레 전시 다 보기’…그 무모한 걸 해내다!많은 예술계 사람들에게 베니스 비엔날레는 일종의 도시 전설입니다. 여기저기서 소식을 듣긴 하지만 실제로 방문하는 사람은 드물고, 막상 방문을 하더라도 며칠 만에는 절대 다 볼 수 없는 규모거든요.‘베니스 비엔날레’라고만 하면 큰 전시 하나만 열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해 비엔날레 주제를 담은 (수백 명의 작가를 선보이는) ‘주제전’과
렘브란트 판레인(1606∼1669)은 미술사에서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화가입니다. 평생 회화 300점, 에칭(판화) 300점, 드로잉 2000점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자화상을 40여 점이나 남긴 것이 독특합니다. 렘브란트가 그린 자화상 중 그가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그린 작품이 한국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에 출품된 ‘63세의 자화상’(1669년)입니다. 평생을 치열하게 살다 마지막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화가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그림을 통해 자세히 만나보겠습니다. 34세 예술가의 패기작품 속 렘브란트는 단출한 모습입니다. 모자와 깃에 수가 놓인 재킷을 입고 있지만,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은 그의 얼굴과 흰 머리, 그리고 옷깃 일부분일 뿐입니다. 이 그림을 X선으로 촬영한 사진에서는 그가 손에 붓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최종 작품에서는 그것조차 사라지고, 손을 조용히 모은 채 앞을 응시하는 남자만이 남아 있습니다. 63세의 자화상
렘브란트 반 레인(1606-1669)은 미술사에서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화가입니다. 평생 회화 300점, 에칭(판화) 300점, 드로잉 2000점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자화상을 40여 점이나 남긴 것이 독특합니다. 회화만 40여 점(전체 약 80여 점)이니 회화는 10%를 넘는 비중입니다.이런 렘브란트가 그린 자화상 중 그가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그린 작품이 한국을 찾아 전시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에 출품된 ‘63세의 자화상’(1669년)입니다. 평생을 치열하게 살다 마지막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화가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그림을 통해 자세히 만나보겠습니다.34세 예술가의 패기작품 속 렘브란트는 단출한 모습입니다. 모자와 깃에 수가 놓인 재킷을 입고 있지만,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은 그의 얼굴과 흰 머리, 그리고 옷깃 일부분일 뿐입니다.이 그림을 X선으로 촬영한 사진에서는 그가 손에 붓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최종 작품에서는 그것조
세계적 미디어아트 어워드인 ‘2023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김아영 작가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골든 니카상을 수상했습니다.오스트리아의 문화 교육 과학 재단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예술과 기술, 사회의 접점을 찾는 뉴 미디어 아티스트를 발굴·지원하고 있습니다. 1979년부터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했고, 1987년부터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시상식을 운영하고 있죠.김아영 작가가 수상한 부문은 ‘뉴 애니메이션 아트’입니다. 전 세계 1116명이 지원한 가운데 최고상인 ‘골든 니카’ 상은 김아영 작가가, 또 2등상인 ‘특별상’은 상희 작가가 수상했습니다.최고상을 받은 김아영 작가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만나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얼굴 없는 ‘고스트 워커’, 배달 라이더의 삶김민(민): 수상작인 ‘딜리버리 댄서의 구’의 스토리는 어떻게 탄생했나요?김아영(영): 저는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현실의 이슈를 항
팬데믹과 양적 완화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미술 시장의 분위기가 금리 인상과 함께 순식간에 차분해졌습니다. 국내 주요 경매사들의 1분기 낙찰 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8% 감소했다고 하죠. 작품 관람이나 마케팅의 기회로 ‘프리즈 서울’은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올해 세일즈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달 크리스티 홍콩 봄 경매 현장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주요 경매사들은 홍콩에 자체 경매장을 마련하면서, 컨벤션센터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경매보다 소규모 상시 경매의 형태로 변화가 이뤄질 모양새였습니다.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에서 20·21세기 미술 데이 경매 헤드 및 스페셜리스트인 에이다 츄이 부사장을 만나 미술 시장 전망과 컬렉팅 팁을 위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질문 답변의 형태로 공유합니다.차분해진 시장, 달라진 타깃김민(민): 경제 상황이 급변한 현재 미술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에이다 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의 개막을 맞아 1일 한국을 찾은 크리스틴 라이딩 내셔널갤러리 학예실장은 ‘전시작품 중 좋아하는 작품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난처한 듯 웃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시에 나온 작품 모두 중요한 것이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제가 개인적으로는 영국 미술 전문가이기 때문에 영국 작가 작품에 애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존 컨스터블(1776∼1837)의 ‘스트랫퍼드의 종이공장’이 아무래도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라파엘로, 카라바조, 마네 등의 대가를 제치고 컨스터블을 꼽은 그의 답변은 국가 미술 기관의 관리자로서 당연한 답변입니다. 그러나 컨스터블이 영국 미술 기관이 사랑하는 작가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생각하면 저에겐 인상 깊은 답변이었습니다. 그 사연을 보면 미술사가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더 인기있던 작가 컨스터블의 작품 ‘스트랫퍼드의 종이공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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