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밤부터 이틀 동안 오물과 쓰레기가 담긴 이른바 ‘오물 풍선’ 260여 개를 남측에 날려 보내는 ‘오물 테러’를 감행했습니다. ‘오물 풍선’은 접경 지역인 경기와 강원뿐만 아니라 휴전선에서 직선거리로 250km 떨어진 경남 거창군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전북 무주군과 충남 계룡시에 떨어진 풍선 주변에서는 화약 성분까지 나와 군 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용산 대통령실에서 불과 4.5km 거리인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 옥상에도 풍선이 떨어졌습니다. 서울 마포구와 구로구, 영등포구 주택가에도, 수업 중인 중학교, 도로 위에도 북한의 오물 풍선들이 떨어졌습니다. 북한은 앞서 2016년에도 서울로 대형 풍선을 날려 보냈고, 당시 큰 물체가 떨어져 차량과 주택 지붕이 파손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수백 개를 날려 보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풍선과 오물 주머니 연결부엔 ‘자동 폭파 타이머’가 설치됐다고 합니다. 동력 장치는 없었지만 풍향과 비행시간을 계산해 대통령실과 정부서울청사 등 주요 표적에 오물을 살포하려고 한 의도 아니냐는 것이 군 당국의 분석입니다. 요격이 힘든 대형 풍선에 만약 폭탄이나 생화학무기 등이 실려 있었다면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대규모 혼란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북한은 26일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어제 서해상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도 감행했습니다. 동시 공격으로 혼란을 증폭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어젯밤 담화를 내고 “저 한국 것들의 눈깔에는 북으로 날아가는 풍선은 안 보이고 남으로 날아오는 풍선만 보였을까”라며 “한국 것들은 우리 인민이 살포하는 오물짝들을 ‘표현의 자유보장’을 부르짖는 자유민주주의 귀신들에게 보내는 진정 어린 ‘성의의 선물’로 여기고 계속 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우리 군은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북한에 경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군 당국의 풍선 관련 대응지침도 새로운 침투 양상을 반영해 세부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