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7:30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정원수 부국장입니다.

탈북민단체가 어제 오전 1시 경기 포천시의 한 야산에서 비닐봉투를 단 풍선 10개를 하늘 위로 날려 보냈습니다. 비닐봉투에는 “대한민국은 불변의 주적”이라고 주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규탄하는 대북전단 20만 장이 담겼습니다. 1달러짜리 지폐 2000장과 가수 나훈아 등의 트로트 음악, 드라마 ‘겨울연가’ 영상이 담긴 휴대용저장장치(USB) 등도 들어있었습니다. 다른 탈북단체들도 금명간 북한에 대북전단 등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쌀을 담은 페트병을 바다에 띄워 북한으로 보내는 ‘쌀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도 오늘 강화 지역에서 북한으로 쌀 500kg이 담긴 페트병을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대북 전단을 빌미로 오물 풍선 테러 등 대규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다시 오물 풍선 테러에 나서면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를 즉각 설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합니다. 우리 군은 오물 풍선 재살포의 피해 규모 등에 따라서 확성기 설치와 동시에 즉시 방송재개까지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북한은 2일 대북 전단 살포시 오물 풍선으로 “100배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풍향을 보면서 3차 오물 풍선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큰데, 북풍이 불기 시작하는 9일 등을 북한이 디데이로 잡을 수 있습니다. 기상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등으로 해안포 집중 사격에 나서는 방식으로 기습 도발을 해올 가능성도 우리 군은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오물 풍선과 다른 도발을 동시에 감행하는 ‘복합 도발’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현충일 추념식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테러를 겨냥해 “서해상 포사격과 미사일 발사에 이어 최근에는 정상적인 나라라면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비열한 방식의 도발까지 감행했다”며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남북 당국의 ‘강대 강’ 대치에 민간 대북단체가 끼어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