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7:30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이정은 부국장입니다.

올해 2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시작된 의료 공백이 5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했지만 일부 대학병원에서 ‘자율적 휴진’을 진행하거나 결의해 환자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이런 시점에 의대 교수와 환자단체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처음 마주 앉았습니다. 식도암 4기 환자인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 그리고 병원 휴진에도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과는 환자를 절대 떠날 수 없다”며 진료를 계속하고 있는 은영민 연세대 의대 소아과 교수가 바로 이들입니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물에 빠져 소리치고 있는데 다들 팔짱을 끼고 구경하는 느낌”이라며 환자들의 불안감과 막막함을 호소했습니다. “환자 목소리가 배제되고 환자들이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어서 속상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중증환자들의 불안은 극에 달해있다면서요. 은 교수는 “불안감을 갖게 해 드린 점 너무 송구하다”며 “의사는 환자를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김 회장이 내놓은 말은 “의료 현장을 지킨다면 환자는 의사 편이다. 여전히 많은 환자가 의료진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을 갖고 있다”였지요.

두 사람은 의료 현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이제라도 전공의와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환자도 의사도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서 이제는 정부가 답을 내놓을 차례라는 겁니다. 정부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전공의들과 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둘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지난달 30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김 회장과 은 교수의 대화 내용은 오늘 동아일보에 상세히 담겼습니다.

국회는 1일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등에 대한 여야 공방으로 하루종일 시끄러웠습니다. 야당은 채 사병 사망 사건의 외압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7월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에게 걸려온 대통령실 전화번호(02-800-7070)가 누구의 것이냐고 추궁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외압의 주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의혹을 집중 제기한 겁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기밀사항으로 외부에 유출할 수 없다. 이 회의는 북한에서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고성과 막말, 정회와 속개가 이어진 이날 운영위 회의는 밤늦게까지 12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의사가 환자 곁으로 더 많이 돌아올수록, 환자들은 정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