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청와대 인근의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건물에서 김건희 여사를 비공개 조사했다고 어제 밝혔습니다. 김 여사는 토요일인 20일 오후 1시 반부터 21일 오전 1시 20분까지 약 11시간 50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피의자 신분인데, 조사 시간이 약 6시간 30분 걸렸습니다. 디올백 수수 의혹은 참고인 신분인데, 도이치모터스보다는 조사 시간이 1,2시간 정도 짧았습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의혹은 검사 출신 변호사가, 디올백 수수 의혹은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변호사가 각각 입회했습니다. 각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와 평검사가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문제는 서울중앙지검이 조사가 끝날 무렵인 20일 밤 11시 반쯤에나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조사 장소와 조사 사실을 보고했다는 점입니다. 이 총장은 그동안 김 여사 의혹에 대해 “성역도 특혜도 없다”고 줄곧 강조했습니다. 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의 늑장 보고를 받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합니다. “검찰총장이 국민과 약속했는데 못 지키게 된 것”이라며 “저렇게 종결된다면 (국민이) 수사결과를 믿겠나”라고도 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이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없는 도이치 사건 조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지휘권이 있는 디올백 사건은 불확실해 보고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에 대해 이 총장은 “졸렬한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주변에 “법 위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민주공화국이 무너지는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총장은 “이런 상황에서 내가 계속 근무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했다고 합니다. 이 총장은 9월 15일 임기 2년이 끝나는데, 이르면 오늘 거취 표명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만약 이 총장의 서울중앙지검의 조사에 반발해 사표를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검찰 수사가 부정당하면서 특검 수사에 대한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야당은 검찰이 김 여사를 검찰청사 밖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것에 대해 “약속대련의 막이 올랐다. 소환쇼이자 황제조사, 특혜조사”라고 비판하면서 특검을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직 대통령 부인이 직접 대면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특혜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 경호와 보안상의 문제 등을 두루 검토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