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은 어제 오후 4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수사 결과와 처분 방향 등을 보고 받았습니다. 이 검사장은 심 총장에게 디올백을 받은 김 여사와 이를 건넨 최재영 씨를 모두 불기소 처분하겠다고 했고, 심 총장이 수사팀의 판단을 이견 없이 존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다음주 김 여사의 디올백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1월 불거진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이 약 10개월 만에 마무리됩니다. 이에 앞서 이 검사장은 심 총장의 전임인 이원석 전 총장 재임 때인 지난달 22일 수사 결과를 보고했지만 이 전 총장이 수사심의위를 직권으로 소집하고, 최 씨의 수사심의위도 열리면서 처분이 늦춰졌습니다. 이 전 총장에 이어 검찰총장이 된 심 총장이 취임 10일 만에 김 여사의 디올백 사건을 사실상 종결짓는 것입니다.
디올백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된다면 야당 등에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8년 수사심의위 제도를 도입한 이후 ‘기소 권고’ 의견을 무시하고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경우는 그동안 한 번도 없었는데, 디올백 사건에서 처음 생깁니다. 디올백을 받은 김 여사를 불기소하면서 디올백을 준 최 씨만 불기소한 것에 대한 부담감, 최 씨가 기소되면 재판 때마다 김 여사 의혹이 생중계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검찰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왔습니다.
문제는 디올백 처분이 김 여사 의혹 사건의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처분을 해야 하는데, 다만 이 사건은 검찰총장은 지휘권이 없습니다. 심 총장 대신 이 검사장이 전권을 갖고 사건을 처분해야 합니다.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이후 2주가 지났지만 검찰은 김 여사와 관련해선 디올백 의혹 사건과 동시에 사건을 처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의혹 사건에 대한 처분이 더 늦어지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어 검찰의 부담감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에선 김 여사의 기소 여부를 심 총장의 검찰 중립성 잣대로 보고 있어 최종 처분이 내려지면 김 여사에 대한 특검 공세를 다시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총장이 디올백 수수 사건에 대한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이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이 바뀐 뒤에 내려진 결정이어서 향후 논란도 예상됩니다. 특검 공세는 물론 자칫 수사 검사나 검찰 지휘부를 향한 릴레이 탄핵 추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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