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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 부결 당론에도 與 최소 4명 이탈
2024.10.05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정원수 부국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이 어제 본회의에서 재표결 끝에 부결됐습니다. 무기명 투표 결과 김건희 특검법은 출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기권 1명, 무효 1명으로 폐기됐습니다. 21대 국회에서 부결된 김건희 특검법은 22대 국회에서도 또 한 번 부결된 것입니다. 채 상병 특검법도 찬성 194명, 반대 104명, 무효 2명으로 부결됐습니다.

국회법상 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에 부쳐진 법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어제 본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전원 참석했습니다. 범야권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두 특검법 모두 여당에서 찬성 2표와 무효 및 기권 2표 등 모두 4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재표결에 부쳐진 지역화폐법에는 111명이 반대표를 던져 사실상 국민의힘 의원 모두가 반대한 것과 다른 양상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표결 전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탈표가 최소 4표 나온 것에 당혹감을 드러냈습니다. 무효표 두 표 중 한 표는 한글로 ‘가’의 ‘ㅏ’ 부분을 길게 썼고, 또 다른 한 표는 백지로 제출한 것이었습니다. 언제든 가표로 전환 가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여권에선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민심의 임계점에 달할 만큼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는 한 다음 김건희 특검법 때 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이번엔 부결시켰지만, 김 여사가 사과도 없이 특검 수사도 받지 않는다는 건 국민과 싸우자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4선 안철수 의원은 “생각보다 굉장히 위협적인 숫자가 나왔다. 선제적으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6선 조경태 의원도 “당이 민심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용산의 방어막 역할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초선 김재섭 의원은 “지금의 침묵이나 법안 폐기가 ‘김건희 여사가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할 경우 그때는 ‘4표+α(플러스알파)’ 이탈표로 마지노선인 8표를 넘어 가결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동훈 대표는 어제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법이 필요하다는 당 내외의 많은 생각을 저도 안다”며 “(특검법이) 통과되면 사법시스템이 무너지는 만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번 표결땐 국민의힘 내부의 친한계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때 자신을 도왔던 친한계 의원들과 내일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이달 10일로 총선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완성되면 더는 대통령실과 검찰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여당 내 이탈표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민주당 등 야5당은 부결 직후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특검법이) 통과되고 공표될 때까지 계속 발의하고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달 국정감사 기간 추가로 드러나는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을 포함시켜 세 번째 특검법을 재발의할 계획입니다.
이탈표는 4표이지만, 이 4표가 가지는 의미는 무겁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우리가 용산 방패막이냐는 볼멘 소리가 적잖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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