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그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현장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신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김 여사의 공개 행보 자제 요청,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사실상 기소 요구에 이어 인적 쇄신까지 요구하며 대통령실의 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한 대표가 요구한 인적 쇄신에 대해 여당 고위 관계자는 어제 “‘김건희 여사 라인’을 지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여사는 선출된 권력도 아니고 공적 권한도 없기 때문에 ‘김건희 라인’은 존재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겁니다.
한 대표는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얘기하면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한 대표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통령실에 이른바 ‘김건희 라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가 지목한 ‘김건희 라인’은 현직 대통령실 소속인 L 비서관과 C 비서관, K 비서관, K 선임행정관, H 행정관, K 행정관과 전직인 K 전 비서관 등이라고 합니다. 김대남 전 행정관은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일부 ‘김건희 라인’을 거론하며 “용산은 ‘십상시’(박근혜 정권 실세 10인방을 이르는 말) 같은 몇 사람 있다”고도 한 바 있습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때 최순실 씨는 직함 없이 움직인 비선이었다”며 “속칭 ‘일곱 간신’으로 불리는 김건희 라인은 김 여사를 끼고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일삼으며 비선처럼 움직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이 김 여사에게 잘못된 의견을 전달하고 이것이 인사, 정책 등 일부 국정에 반영돼 문제가 생긴다는 시각입니다.
여당에선 “국민들은 공직 사회에 김건희 라인이 있다고 믿고 있다. 대통령실이 당 대표의 의견을 수렴하고 쇄신해야 새로운 당정 관계의 출발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강합니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이유가 원래 김 여사 관련 문제였기 때문에 독대 이후 용산이 얼마나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하느냐가 이후 당정 관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인적 쇄신 관련 발언에 대해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했습니다. 공개적인 반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론 불쾌하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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