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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멈춰달라” 16개 그룹 긴급 성명
2024.11.22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박용 부국장입니다.
 

어제 동아일보는 극심한 경기 둔화 탓에 국내 법인 1380곳이 올해 들어 열 달 사이 파산했으며 이는 지난해 연간 파산 처리건수(1302건)보다 많아 역대 최대 규모라는 나쁜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5%~2.2%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도 전망치도 2.0%로 0.2%포인트 낮췄습니다. 내수 침체와 중국산 저가 공세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관세가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얘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21일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16개 그룹 사장단이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법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 달라는 취지의 이례적인 ‘긴급 공동 성명’까지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에서 입법 규제를 멈춰 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선 겁니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주요 그룹이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으로 인한 내수 침체가 이어지던 2015년 7월 이후 9년 만입니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인 사장단은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애로를 겪게 할 것”이라며 논의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16개 그룹 사장단은 “우리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2% 성장률 달성도 버거워졌다”며 “많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국내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기업부채는 장기 불황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내수는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구조적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고, 그나마 버텨 주던 수출마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환경 악화로 앞으로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보호무역주의 분위기 속에서 각국이 첨단 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기업들의 성명이 엄살이 아니라는 건 실적 부진, 경기 침체, 지지부진한 주가가 말해줍니다. 다른 나라들은 자국 이익과 첨단 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는 데 제조업 강국 한국에선 정치권이 주도하는 상법 개정 구호와 기업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외치는 ‘민생 정치’는 ‘밸류업’과 같은 달콤한 구호나 세금 퍼주기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괜찮은 일자리와 소득을 국민에게 만들어주는 일이고, 그 과업을 민간기업이 열심히 해낼 수 있도록 사업 친화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요.
국내외 경제 여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주요 기업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목소리를 냈습니다.
연말 인사철을 맞은 재계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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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동아일보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 끈질긴 취재의 결과물을 선보입니다.
[데스크가 만난 사람]“얼마 전 용산 가서 ‘스스로 지혜 있는 체하지 말라’ 성경 구절 읽어드렸다”
《“앞으로 10년 후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정치만 잘하면 1등 국가가 될 텐데….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본 오늘, 세상
[오늘과 내일/정임수]‘트럼프 스톰’에 한국 경제가 유독 약한 이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이 두 달 남았는데, 벌써 그 충격이 한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경제 기초체력을 반영하는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나들고 한국 기업 실력을 보여주는 증시는 코스피 2,400 선을 위협받다가 소폭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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