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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2m 콘크리트 둔덕’이 참사 키웠다
2024.12.31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이정은 부국장입니다.
 
179명이 숨진 무안 제주공항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활주로 너머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활주로 끝부분에서 264m 떨어진 지점에 설치돼 있던 둔덕과 부딪혀 폭발했습니다. 높이가 2m로 성인 키보다 큰 이 둔덕은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설치하기 위해 세워둔 것으로, 겉에서 보면 흙더미지만 안이 콘크리트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둔덕을 활주로 근처에 설치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합니다. 혹시라도 충돌 사고가 날 경우 항공기와 탑승객이 받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비행장 설계 매뉴얼에는 ‘부서지기 쉬움(프랜저빌리티·Frangibility) 원칙’이 규정돼 있습니다. 우리 국토교통부 지침에도 ‘공항 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중량과 높이를 최소로 유지하고, 항공기에 대한 위험이 최소가 되는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무안공항 내 콘크리트 둔덕 설치가 규정 위반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해외 전문가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영국 항공전문매체 플라이트 인터내셔널 매거진의 데이비드 리어마운트 편집자는 30일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무안공항의 둔덕 설치는 범죄 행위에 가깝다”며 “비행기가 벽(둔덕)에 부딪히지 않았다면 탑승객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토부는 이날 밤 참고자료를 내고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서지기 쉬움’ 규정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된 무안공항 둔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국토부의 논리입니다.

불시착하기 전 제주항공 여객기에 가장 먼저 이상이 발생한 것은 새 떼와의 충돌 때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날 국토교통부 브리핑에 따르면 참사 발생 4분 전 여객기 기장은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로 인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고 관제탑에 알렸습니다. 이후 갑자기 관제사와 기장 간 교신이 끊겼습니다. 교신 장비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검찰과 경찰 등 관계당국은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 채취와 유전자(DNA) 검사 방법 등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신 훼손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해 179명 중 32명의 신원은 여전히 확인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시신은 단 5구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공항 시설 법령에는 이 같은 시설은 잘 부서지는 재질로 만들어졌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비상 상황인 항공기가 이런 구조물을 뚫고 나가지 못할 경우 큰 인명사고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안공항은 공항 전체가 철새 도래지로 둘러싸인 공항입니다.
유가족의 슬픔을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마음은 빠르고 뜨겁게 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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