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평인 칼럼]결론 내놓고 논리 꿰맞춘 기교 사법
사람이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괜히 위증을 하지 않는다. 위증을 자백하기까지 했다. 그런 사람을 위증으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렇다면 위증을 교사한 행위가 있고 위증으로부터 이익을 얻은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재판부는 곤혹스러워하며 논리를 비비 꼬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허위라고…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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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괜히 위증을 하지 않는다. 위증을 자백하기까지 했다. 그런 사람을 위증으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렇다면 위증을 교사한 행위가 있고 위증으로부터 이익을 얻은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재판부는 곤혹스러워하며 논리를 비비 꼬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허위라고…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독일 공장 3곳을 폐쇄한다는 비상 경영을 선언해 충격을 주더니,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빅3’ 중에선 GM을 제외한 두 곳이 이달 들어 대규모 감원 계획을 알렸다. 포드는 유럽 전체 직원의 14%…
공교롭게도 지난 두 번의 정부 부처 출입을 모두 정권 말기에 했다. 2007년과 2012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지금처럼 20∼30%를 맴돌았을 때다. 당시 관료들의 사무실에는 회색 철제 캐비닛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그때 만난 국·과장들은 “내가 가진 정책 아이디어는 모두 저 …
올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일부 외국계 유통·명품 업체들은 한국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의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은 2186억 원으로 지난 회계연도 대비 15.8% 늘었다. 해당 기간 매출은 6조5301억 원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중심 도로 뉴욕애비뉴에서 약 5km 떨어진 한 호텔을 찾았다. 간판도 없는 출입구 앞에는 대형 철문이 설치돼 있었다. 200실 규모의 이 호텔은 2022년부터 일반 관광객을 받지 않고 이민자 쉼터로 운영되고 있다. 이 쉼터는 불법 이민을 둘러싼…
꽃은 피었지만 은행잎은 졌네요. 그러나 마지막 순간, 꽃보다도 환하게 빛납니다. 찬란했던 가을이여, 곧 안녕.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며칠 전, 서울의 하늘을 걸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10주년을 맞아 특별히 개방된 루프톱 투어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이 특별한 경험을 통해 서울 생활 16년 차인 내가 수없이 지나쳤던 이 공간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지하철을 …
조선시대 경제에 관한 가장 뜨거운 논쟁으로 ‘자본주의 맹아론’을 손꼽을 수 있다. 조선 후기에 근대적 시장경제의 싹이 내재적으로 움트고 있었다는 학설이다. 한국 땅에 자본주의가 외부에 의해 이식된 것이 아니라, 18세기부터 자체적으로 근대화의 길을 걸어 나갔다는 주장으로 식민사관을 극…
상법은 헌법,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과 함께 법무부가 직접 관할하는 기본 6법 중 하나다. 상법은 변호사들도 어려워한다. 상법은 민법의 특별법으로, 민법을 이해하는 바탕에 더 진보적이고 기술적인 법인 상법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국회의원들은 상법을 너무 …
어느 박물관에 강연차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전시실을 둘러봤다. 아이들이 그린 서툴고 귀여운 작품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바닷물고기가 주제인 듯 도화지마다 온갖 물고기가 그려져 있었다. 때마침 강연 주제가 물고기라서 유심히 보다가 재밌는 걸 발견했다. 모든 꽃게와 새우가 붉은색으…
한겨울 눈길을 헤치고 혜원(김태리)은 고향의 빈집으로 내려온다. 차디찬 그 집에 혜원은 난로를 피우고 눈밭을 헤쳐 실해 보이는 배추를 뽑아와, 팔팔 끓인 배추된장국에 밥을 지어 맛있게 먹는다. 그 순간 차가운 집도, 그 집처럼 몸도 마음도 추웠던 혜원도 따뜻한 온기로 채워진다. 임순례…
최고 권력자라고 휴대전화 욕심이 없을 리 없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개인 폰을 휴대한 버락 오바마는 블랙베리 마니아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당시 아이폰 3대를 썼는데 이 중 하나는 보안 칩을 넣지 않은 개인용이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약 100명의 전화번…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 후 8개월 만에 스웨덴에서 열렸던 후속 협상. 북측 김명길 대표가 스티븐 비건 미측 대북특별대표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준비해 온 장문의 원고를 읽었다.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맹비난한 김명길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선언하자 바늘 떨어지는 소…
최근 여야 모두 ‘배신의 정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여당에서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당정 및 친윤-친한의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한동훈 대표도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일단 용산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였으나 이번에는 친윤이 당원 게시판 대통령 비방 글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
직장 내 따돌림 피해 증언을 위해 국회를 찾아 눈물까지 보였던 지난달 뉴진스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이 허무한 결론을 맞이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양측이 대등한 지위에서 의무를 이행하는 ‘계…
프로야구 4개 팀(OB, LG, 한화, 히어로즈) 감독을 지낸 이광환 전 감독(76)은 몇 해 전 건강 검진에서 폐 섬유화가 진행 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가장 먼저 담배를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공기 좋은 제주로 향했다. 대구 출신인 그에게 제주는 제2의 …
폐선의 조타기가 멋진 전시물이 되었군요. 바다가 잘 보이는 산 중턱에서 아직도 물살을 가르는 꿈을 꾸고 있을까요? ―경남 창원 귀산동에서
손자병법에 우직지계(迂直之計)라는 말이 있다. 불리한 상황에서 조급하게 승리를 추구하다가는 큰 희생만 내고 패배할 수 있다. 느리고 멀리 우회하는 것처럼 보이는 전술이 실제로는 가장 빠른 길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한니발이 로마를 침공하자, 집정관 파비우스 막시무스는 당시 로마의 병사들…
《혼자 살기냐 함께 살기냐요즈음 결혼이 줄어든 이유는 독신을 선호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처와 자식이 없이 혼자 사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는 식으로 비혼의 여러 장점을 보여주는 ‘나혼산’의 결말은 어떨까? 독일 철학자 니체는 결혼을 하지 않고 평생 혼자 살았다. 물론 청년 …
정보기관이 신입 요원들을 교육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스파이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나치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리하르트 조르게(Richard Sorge·사진)다. 그는 아버지의 조국 독일에서 자랐지만 공산주의에 심취해 어머니의 조국 소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