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드리안의 국화[이은화의 미술시간]〈352〉
국화는 여러 문화권에서 죽음과 애도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다. 오래 피는 꽃이기에 변하지 않는 사랑과 기억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피터르 몬드리안(1872∼1944)은 검은색 격자 안에 빨강, 파랑, 노랑의 사각형들이 있는 밝고 강렬한 추상화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국화를 많이 그…
-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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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는 여러 문화권에서 죽음과 애도를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다. 오래 피는 꽃이기에 변하지 않는 사랑과 기억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피터르 몬드리안(1872∼1944)은 검은색 격자 안에 빨강, 파랑, 노랑의 사각형들이 있는 밝고 강렬한 추상화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국화를 많이 그…
《다원적 참여의 사회적 잠재력 최근 한국 사회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속되는 탄핵 시위에서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약자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농민, 여성, 노동자, 장애인 등 서로 다른 배경과 상황에 놓인 개인과 집단이 공동의 목표 아래 결집하는 이 현상…
묘청은 고려시대 서경(西京·현 평양)의 승려였다. 승려로 풍수지리에 밝았는데, 자신의 희한한 술법을 선보이며 어린 왕 인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같은 서경 출신인 정지상도 묘청을 굳게 믿어 그의 오른팔로 활약했다. 전라도 출신의 문공인도 묘청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묘청은 서경이 큰 꽃…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기업의 새로운 경영 전략이다. 국내외 극심한 혼란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위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불평등·양극화 해소, 저출산 고령화 극복, 기후위기 해결, 지방소멸 대응, 주거·일자리 확충, 소통·통합의 정착을 위해서는 ESG를 국가적으로 확충…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지목됐다. 철새 도래지 인근에 지은 공항의 적정성 논란을 떠나 기후변화로 인한 철새의 텃새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철새가 텃새화되면서 공항 주변 생태계가 바뀌고, 이는 조류 충돌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킨다.…
조기를 게양한 채 을사년 새해를 맞이할 줄은 몰랐다. 정부는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전국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부 수반의 대행으로서 비통하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켜 놓고 …
‘2891.35’. 작년 7월 11일 코스피가 3,000 선 코앞까지 갔을 때만 해도 한국 증시는 순항할 것처럼 보였다. 이틀 후 미국 필라델피아 유세 중 간발의 차이로 총격을 피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주먹을 쥐고 “파이트!”를 외친 후 코스피는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당…
대규모 조직과 회사도 단 ‘한 명’ 때문에 순식간에 망가질 수 있다. 233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 베어링스 은행이 그랬다. 손실을 은폐하며 무모하게 거래하던 직원 ‘한 명’ 때문에 1995년 파산했다. ‘팻핑거’ 같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거짓을 거짓으로 덮다가 일을 키웠다. 하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외환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외국인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순식간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이르렀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와의 협상에 나섰고, 결국 10월 300억 달러 규모의…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현 가사마(笠間)시.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120km가량 떨어진 인구 7만여 명의 한적한 도시다. 도쿄에서 차로 1시간 반 걸리는 이곳에는 ‘이바라키현립 마음 치료 센터’라는 대형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이 있다. 병원이 자리한 넓은 용지 한쪽에는 하…
고드름 5개를 모아 햇살 가득한 집을 지었네요. 추운 겨울에도 아늑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집이 녹아내리지 않아야 할 텐데요. ―충북 제천 백운면에서
정신분석학은 ‘갈등 심리학’입니다. 비중은 줄었으나 갈등을 잘 다뤄야 합니다. ‘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뒤엉켜 다투는 것’입니다. 칡은 오른쪽,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 가까이 있으면 서로 얽힌다고 합니다. 영단어 갈등(conflict)의 어원도 ‘서…
아마존 밀림 하면 떠오르는 건 울창한 숲이다. 숲 높이가 20∼30m나 될 정도니 식물들엔 천국이 따로 없는 듯하다. 하지만 보기엔 좋아 보여도 막상 살아 보면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데 여기가 그런 곳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엔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추운 겨울도…
“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하겠습니다.”―이환경 ‘7번방의 선물’“정의의 이름으로 아빠를 용서하겠습니다.” 이환경 감독의 2013년도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성장해 변호사가 된 예승이(박신혜)는 모의법정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한 아빠 용구(류승룡)의 재심을 변론하며 그렇게…
‘SNS 제국’ 세운 마크 저커버그세상을 바꾼 가장 성공한 창업자들 중에서도 드라마틱한 일대기를 가진 부류를 꼽자면, 바로 ‘드롭아웃(Dropout·중퇴자) 창업자’들일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종종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극적이고 매력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문대에 입학했음에…
동아일보는 창간 90주년인 2010년부터 5년간 ‘10년 후 한국을 빛낼 100인’을 선정한 바 있다. 2024년이 가기 전 “여기 2014년 뽑힌 100인 중 한 명이 있어요!” 외치고 싶은 주인공을 찾았다. 그때는 영광이었으나 지금은 피하고 싶을 듯한, 고난의 성배를 받은 인물이다…
#1. 2020년 6월 1일, 긴급 호출을 받고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짜고짜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마구 팔을 흔들면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렬해져 백악관 인근 저지선까지 뚫리자 트럼프…
‘잘 가요, 내 사랑. 내일 만나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말 77년을 함께한 부인 로절린 여사를 먼저 보내며 이런 작별 인사를 했다. 당시 99세의 카터는 오랜 암 투병 끝에 1년 가까이 호스피스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내일 만나자’는 말처럼 카터 역시 얼마 남지 …
100년 가까운 일생 중 74년을 언론인으로 산 일본 요미우리 신문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1926∼2024) 전 주필의 타계 소식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2000년대 초반 그를 다룬 ‘언론과 권력’이라는 책을 읽었다. 평기자로 입사한 그가 승승장구하면서 요미우리를 1000만 부 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째 출산율 전국 1위에 오른 전남 영광군. ‘영광 굴비’로 대표되는 수산업과 농업, 제조업 등이 골고루 발달한 지역이지만 고령인구 증가, 청년층 유출 등 지방소멸 위험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970년대 15만 명에 달하던 영광군 인구는 지속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