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소리 없는 나팔
‘대화’란 제목의 긴 나팔 조형물입니다. 이제 북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아이는 나팔벨에 얼굴을 갖다 대봅니다. ―경기 파주시 통일전망대에서
- 2024-10-27
- 좋아요 개
- 코멘트 개
‘대화’란 제목의 긴 나팔 조형물입니다. 이제 북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아이는 나팔벨에 얼굴을 갖다 대봅니다. ―경기 파주시 통일전망대에서
“백성들과 함께한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맹자 ‘양혜왕 하(梁惠王下)’조선 세종대 ‘여민락’이라는 악곡이 있었다. 이는 연원이 있는데, 맹자의 ‘백성들과 함께 사는 삶’에서 나왔다. 제나라 선왕(宣王)은 ‘무력 자랑을 좋아한다’, ‘재물을 좋아한다’, ‘여자를 좋아한다’고 고…
《1914년 8월 4일 오후 11시, 12시간 안에 벨기에에서 물러나라고 독일에 보낸 최후통첩 시한이 지나면서 영국은 공식적으로 독일과 전쟁에 돌입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개전은 아니었다. 영국은 이미 1907년부터 전쟁 장관 리처드 홀데인의 주도 아래 독일과 전쟁을 하면 프랑스에 보낼…
피곤할 때 마시는 커피는 ‘마이너스 통장’과 같다. 카페인 각성 작용으로 반짝 힘이 나는 효과가 있지만, 커피의 힘을 빌려 없는 에너지를 쥐어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부신이 망가지고 신경계,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까지 모두 망가질 수 있다. 피곤할 때는 오히려 커피를…
고대 로마의 미친 황제로 흔히 거론되는 인물이 네로, 칼리굴라, 콤모두스다. 네로는 불타는 로마를 보면서 수금을 켜는 자기 탐닉적인 모습을 보였다. 칼리굴라는 주변 인물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피해망상에 시달렸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등장하는 콤모두스는 자신을 헤라클레스와 동일시하는 …
6350여 개. 올해 5월부터 북한이 한국에 날려 보낸 풍선 수다. 북한이 대남 전단이 담긴 풍선을 한창 보낸 2016년과 2017년 한 해 동안 날린 풍선이 약 1000개씩이다. 5개월 만에 그 수를 6배 이상 넘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오물풍선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불과 50년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가 있다. 전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이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2017년 가을, 필자는 에티오피아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지식 공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뜻깊은 경험을 했다. 현지에서 마주한 것은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고자…
“코스트코는 환상(fantasy)을 판다.”(미국 뉴욕타임스·NYT) 이게 무슨 소릴까. ‘꿈과 희망의 나라’ 디즈니랜드도 아니고.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가 고객에게 환상을 선사한다니. 가본 이들은 알지만, 백화점 같은 세련미와는 동떨어진 꾸밈새를 떠올리면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
저물녘 고요한 산자락 위로 펼쳐진 구름 물결. 하루를 마친 이들에게 안식의 이불을 덮어주는 듯하네요. ―대구 달성군에서
올챙이, 수채, 아기 붕어가같이 다녔대올챙이는개구리가 되어 뛰어나가고수채는잠자리가 되어 날아가고지금은붕어만 남아연못 유치원을 지키고 있대 ―문근영(1963∼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에서 잠깐 와서 이야기 좀 해달라고 요청이 왔다. 나는 ‘모’라는 말이 붙은 단어에 쉽게 동요한다. 모국어…
뮤지컬 ‘명성황후’가 내년 30주년을 맞는다. 1997년 아시아 뮤지컬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첫날 주연을 맡았던 김원정은 고종과 명성황후의 성격,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조선의 운명을 가장 잘 드러낸 대목이 환궁 장면이라고 했다. 1882년 임오군란 때 피신한 황후가 살아 돌…
결국은 이 지경까지 왔다. ‘김건희 특검’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헌법과 법치주의를 모독하는 편향된 내용의 야당 특검법이 대통령 거부권의 장벽을 넘어서는 장면이 머잖아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헌정사에 상처가 될 이런 상황을 초래한 주된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김 여사 문제에…
KBS 박장범 앵커(54)는 ‘파우치 앵커’ 혹은 ‘쪼만한 백’으로 불린다. 올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 방송에서 디올백 사태에 대해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 그 뭐 쪼만한 백이죠”라고 말해 사안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은 뒤부터다. ‘파우치 앵커’는 23일 KBS 이…
《“세계는 지금 새로운 ‘오펜하이머의 순간(Oppenheimer Moment)’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산더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AI가 미칠 영향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류를 멸망시킬 수…
햄버거 속 토마토 한 쪽의 ‘가격’은 얼마일까. 요즘은 커피 한 잔과 같다고 해도 무리가 없지 싶다. 지난주부터 한국맥도날드는 일부 매장의 햄버거에서 토마토를 뺐다. 그 대신 무료 커피 쿠폰을 준다. 토마토 한 쪽과 커피 한 잔의 가치가 똑같아진 셈이다. 실제 토마토 가격은 고공 행진…
최근 본격적으로 재개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사업(국비 8077억 원)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지난해 사업을 중단하고 재검토에 들어갔으나, 올해 7월 한국교통연구원의 사업 적정성 검토를 계기로 절차를 재개했다. 하지만 주민 대상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고작 20분 만에 항의 속에…
“2027년도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전공이 될 것입니다.” 최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다. 이는 추석 전후 이슈가 됐던 응급의학과를 얘기한 것이 아니다.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필수과도 아니다.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더 소외됐던 류머…
오프라 윈프리부터 셀레나 고메즈에 이르기까지 유명 인사들은 온라인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소셜미디어 댓글에 대한 접근을 제한한다. 대중의 시선을 많이 받는 유명인에게 댓글 기능 비활성화는 정신 건강을 보호하는 첫 번째 방어책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 밴더빌트대와…
주인 대신 주인과 닮은 여행자 인형을 카메라 앞에 세워두고 찰칵∼. 기념사진 이렇게 찍으면 외모 신경 쓸 필요 없어 편하겠어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서역 아가씨가 연 주점, 밤이면 시끌벅적 악기 연주 요란하다.붉은 양탄자엔 초승달 달빛이 깔리고, 담비 털옷 손님들은 무서리 내린 정원에 앉았다.옥쟁반에는 갓 썰어 온 잉어회, 금빛 솥 안에는 막 끓어오르는 양고기.귀빈들은 자리 뜰 줄 모른 채, ‘낙세낭’ 노랫가락을 듣고 있다.(胡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