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인면수심의 이웃들
올해 개봉된 ‘들개들’은 ‘도가니’처럼 충격적 실화를 다룬 영화다. 2012년 전북 무주군의 시골에서 실제로 일어난 지적장애 아동의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했다. 50대부터 70대까지 주민 다섯 명이 열세 살짜리 초등학생을 4년이나 성적 노리개로 삼았다. 장애인 돌보미의 신고로 사건이 …
- 2014-06-18
- 좋아요 개
- 코멘트 개
올해 개봉된 ‘들개들’은 ‘도가니’처럼 충격적 실화를 다룬 영화다. 2012년 전북 무주군의 시골에서 실제로 일어난 지적장애 아동의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했다. 50대부터 70대까지 주민 다섯 명이 열세 살짜리 초등학생을 4년이나 성적 노리개로 삼았다. 장애인 돌보미의 신고로 사건이 …
신문은 논평에서 출발했다. 최초의 신문은 일종의 정치적 팸플릿이었다. 그 신문을 읽고 커피하우스(영국) 살롱(프랑스) 만찬회(독일)에서 갑론을박한 것이 여론의 시작이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고, 또 신문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사실 보도의 기능이 커지긴 했지만 논평은 …
통일신라 말기의 석학 최치원(857∼?)은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으로 가던 중 해운대에 들렀다가 절경에 심취돼 한참 머물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는 해운대 앞바다 동백섬 남쪽 암벽에 자신의 호 ‘해운(海雲)’을 붙여 ‘해운대(海雲臺)’라고 새겼다. 부산의 명소 해운대라는 이름은 여기에…
2022년 개최 예정인 카타르 월드컵이 뇌물 스캔들로 얼룩지면서 스포츠계가 시끄럽다.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함맘 집행위원이 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뿌린 정황이 드러났다. 함맘은 투표 직전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몰래 만…
세월호 침몰 38일째인 지난달 23일 1인 인터넷매체인 ‘고발뉴스’ 이상호 씨가 진도 팽목항에서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만능인 것처럼 떠들어 기대를 부풀렸던 다이빙 벨이 한 사람도 건지지 못하자 실종자 가족들 욕을 바가지로 먹고 한동안 사라진 후였다. ‘최초 공개 세월호 잘못 채운 단…
아버지와 오빠 때문에 두 사람은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빈곤에서 구한 주역이었고, 전태일은 그 산업화의 어두운 그늘에 분신(焚身)으로 항거한 노동운동의 선구자였다. 궁핍한 시절, 입에 풀칠부터 하는 것과 노동자도 인간답게 사는 것 중 무엇이 더 절실한지에…
일본은 국제환경보호단체 이름만 나와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베 신조 총리까지 나서 “포경(捕鯨)과 고래 고기 섭취는 일본 문화의 일부”라고 강변했으나 올 4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남극해 고래잡이 중단 판결’을 막지 못했다. 일본의 식습관이 고래 보호라는 명분에 밀린 것이다. 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고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OECD 통계를 근거로 남녀 전일제 근로자의 임금 중위값을 조사했더니 2010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9%로 주요 25개국 가운데 1위였다. 남성 근로자가 100만 원을 받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낙선한 문용린 씨는 “정책보다 가족사 등 교육감 선거의 비본질적 요소에 너무 체력과 정신을 쏟은 점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대전시장에 도전했던 박성효 후보는 한때 여론조사에서 권선택 후보에게 25%포인트 이상 앞섰으나 역전패 당했다. 어느 후보는 군(郡)의원 낙…
한국의 1980년대는 서구의 1960년대처럼 격변의 시기였다. 오늘날의 젊은이가 1980년대를 연구한다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논쟁 하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름만 들어도 골치가 아파오기 시작하는 사회구성체론이다. 그 현실과 괴리한 현학성이 마치 중세 신학자들이 바늘…
안 이달고는 올 2월 프랑스 파리의 첫 여성 시장이 돼 화제가 된 인물이다. 프랑스 한인들은 파리에서도 특히 15구에 많이 사는데 이달고는 15구 구청장 후보로 여러 차례 출마했다. 내가 프랑스 특파원으로 있던 2008년 지방선거에도 이달고가 출마했다. 나도 집이 15구에 있어 집으로…
국내에서도 3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영화 ‘투모로우’는 급속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그렸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지구 전체가 냉기로 뒤덮인다는 설정이다. 영화 속 스토리만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해수면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200년 안에 미국 뉴욕 시가 물에 잠길 것으…
에버랜드는 1976년 용인자연농원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종합 테마파크다. 계절별로 다른 꽃이 전시되는 정원, 세계 최초 실내외 복합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 초식 동물과 맹수가 공존하는 생태형 복합 사파리 ‘사파리 월드’ 등을 갖췄다. 이병철 삼성 창업자는 1986년 …
통합진보당 백현종 경기도지사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사퇴했다. 결과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로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셈이다. 지난달 29일엔 통진당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가 사퇴해 무소속 오거돈 후보로 범야권 단일화를 이루었다. 지난달 16일에…
‘공신(공부의 신)’을 꼽으라면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따를 사람이 별로 없다.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에다 행정고시 수석 합격, 외무고시 차석 합격에 빛나는 ‘고시 3관왕’이다. 주식투자 전문가로 여러 권의 책을 썼고 방송에도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미국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대 등 …
2008년 출간된 탈북 작가 장진성의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북한 주민의 슬픔을 담았다. 이 책은 2012년 영국 옥스퍼드대가 선정한 ‘렉스 워너 1등상’을 받았다. 2004년 탈북한 그는 각종 글을 통해 김일성 세습 왕조에서 망가진 처참한 북한…
미국에서 대통령 부인은 퍼스트레이디(first lady), 부통령 부인은 세컨드레이디(second lady)다. 주(州)지사의 부인은 그 주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부른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서울시장의 부인은 수도 서울의 퍼스트레이디다. 우리나라는 부통령이 없고 총리와 장관이라고 해봐야 …
‘고려가 버린 아웃사이더.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혁명가로 다시 태어난 사나이’.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 홈페이지는 삼봉 정도전(1342∼1398)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는 격동의 세월, 새 왕조의 설계자로 활약한 삼봉의 일대기를 재조명한 정통 사극의 인…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이 1976년 사망할 때까지 22년간 주치의였던 리즈쑤이(李志綏) 박사의 회고록 ‘마오쩌둥의 사생활’은 왜곡된 마오 신화를 깨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리즈쑤이는 혁명 동지들을 포함해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문화혁명과 대약진운동의 실패에도 아랑곳 않고 권력 …
1990년 1월 22일 대통령인 노태우 민주정의당 총재가 김영삼(YS)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JP)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3당 합당을 선언했다. 대구 경북(TK) 출신 대통령이 부산 경남(PK) 맹주 YS, 충청 맹주인 JP와 손잡은 것이다. 김대중(DJ)의 평화민주당이 빠져 호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