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용관]러 ‘종말의 무기’
1962년 핵전쟁 발발까지 갈 뻔했던 쿠바 미사일 사태에서 물러선 뒤 흐루쇼프는 “나는 무서웠다”고 했다. “겁먹었다는 것이 이 ‘미친 짓’이 일어나지 않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뜻한다면 나는 겁먹었다는 것이 기쁘다”는 말도 했다. 무엇이 핵전쟁을 막았나. ‘공포’ ‘두려움’이었다. 우…
-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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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핵전쟁 발발까지 갈 뻔했던 쿠바 미사일 사태에서 물러선 뒤 흐루쇼프는 “나는 무서웠다”고 했다. “겁먹었다는 것이 이 ‘미친 짓’이 일어나지 않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뜻한다면 나는 겁먹었다는 것이 기쁘다”는 말도 했다. 무엇이 핵전쟁을 막았나. ‘공포’ ‘두려움’이었다. 우…
2017년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밤 12시를 넘길 무렵 증인으로 참석해 있던 한 대기업 사장이 불쑥 손을 들더니 “아까 끝난 사람들은 가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질문도 없이 새벽까지 앉혀놓기만 한 국감을 지켜보다 못해 ‘집에 가겠다’는 항변을 터뜨린 것이다.…
흑백 TV 시절인 1970년대 시청자를 열광시켰던 양자 대결 경기로 1977년 홍수환이 파나마에서 카라스키야를 상대로 4전5기의 승리를 거둔 프로권투 경기와 더불어 1975년 김일과 안토니오 이노키가 장충체육관에서 벌인 프로레슬링 경기를 꼽을 수 있다. 아이들은 100% 진짜인줄 알고…
1951년 2월 경기 양평 ‘지평리’ 전투는 6·25전쟁의 변곡점이었다. 중공군의 인해 전술에 계속 밀리던 유엔군이 거둔 첫 승리로 반격의 계기가 됐다. 유엔군은 미군과 프랑스 대대가 주축이었다. 이 프랑스 대대에는 100여 명의 한국인도 있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군에 입대했…
미국 국무부는 이달 초 ‘숨은 코브라 찾기(Unhiding Hidden Cobra)’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해외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숨은 코브라’는 라자루스를 비롯한 북한 해커 집단으로 사이버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다. 이들의 해킹을 적발해 무력화하는 프로그램을 아시아, 아프리…
얼마 전 40대 의사 A 씨가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게 41억 원을 뜯긴 일이 있었다. 단일 보이스피싱 피해액으로 역대 최고액이었다. A 씨는 예금과 적금, 보험, 주식 해약금을 영업 창구에서 현금으로 인출한 뒤 보이스피싱범이 지정한 장소에서, 자칭 ‘금감원 직원’을…
2002년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집권 연장 여부를 놓고 진행된 주민투표 찬성률은 100%였다. 쿠바에서는 라울 카스트로 공산당 총서기가 2008년 선거에서 99.4%의 지지율을 얻었다. 북한에서 제14기까지 치러진 대의원 선거는 모두 투표율 99%에 찬성률 100%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유로, 일본 엔화에 이어 4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다. 그러나 영국은 경제력으로는 독일보다도 작아 유로존 전체에 큰 격차로 뒤떨어지고, 일본처럼 세계 최대 순채권국도 되지 못해 파운드화는 달러 가치 변동에 유로나 엔화보다 훨…
2019년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이오 소노 조르자(Io Sono Giorgia)’라는 제목의 리믹스 곡에 맞춰 몸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극우 성향 정치인인 조르자 멜로니가 한 집회에서 높은 톤으로 외쳐댄 발언에 디스코풍의 리듬을 입힌 곡이었다. 진보적 디제이들이 그를 조롱하려고 만든…
영국 정부는 7월 헌혈자 1만3000여 명의 혈액을 검사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 항체를 갖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국민의 73.4%가 감염을 통해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이 중 절반이 넘는 38.8%는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영국 인구…
‘효도검진 자기공명영상(MRI) 이벤트’ ‘추석맞이 MRI 검사 20% 할인’ 동네 정형외과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고다. 뇌·뇌혈관과 복부·흉부에 이어 올해 척추 MRI 검사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자 병·의원들이 환자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지난해 건강보험이 부담한 MRI 검…
러시아는 18∼27세 남성들을 대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복무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직업 군인은 대우가 좋지 않은 데다 최상층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 기업가나 정보 관계자가 장악하고 있어 우수 인력이 드물다. 중요한 것은 사기인데 군인들은 푸틴의 독단에 의해 시작된…
“저는 몰랐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논란이 된 878억 원 영빈관 신축 계획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식물 총리를 넘어 신문 총리, 변명 총리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송석준…
“팬데믹은 정말로 끝난 것일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종식을 선언한 이후 외신이 쏟아내고 있는 질문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상당수 현지 언론의 판단은 “아니요”. 미국에서는 여전히 하루 평균 2만 명 넘는 신규 확진자에 400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4300명이…
‘세계 제일 일본(Japan As Number One)’이라는 말에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환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지켜본 미국 하버드대 에즈라 보걸 교수가 1979년 쓴 책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당시 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고…
서울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은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역무원인 피해자는 제복 차림으로 순찰 중이었다. 공격당한 직후 곧바로 비상벨을 눌러 1분 만에 동료 역무원들이 달려왔고, 119구조대가 8분 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제복도, 적시의 대응도 참사를 막지 못했다. 스토킹…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의 공동실험센터에선 LG전자, 화학, 이노텍, 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 연구원들이 같은 사무실을 쓴다. 미래사업에 쓸 소자를 함께 개발하고 소재, 부품 관련 연구를 하려면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필요에 따라 뭉쳤다가 성과를 낸 뒤 흩어지는 빠…
“공화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공허했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은 외톨이였다. 동맹국과 적국 모두 트럼프 리더십을 무시하고 비웃었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집에 나온 내용이다. 트럼프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바이든을 보면서 그가 당선되면…
모든 시상식의 주인공은 수상자다. 그제 열린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선 아시아 최초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가 특히 주목받았다. 그런데 시상식 뒤풀이를 뒤집어 놓은 건 조연배우 오영수(78)였다. ▷에미상 뒤풀이 참석자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모든 보고는 내게 먼저 하라.” 2017년 7월 취임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전 직원을 소집해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4성 장군 출신의 켈리는 파벌 간의 암투와 보고체계 붕괴로 혼란스럽던 도널드 트럼프 초기 대통령실의 기강을 잡기 위해 투입된 소방수였다. 그는 실세로 평가받던 …